해프닝-60집짜리를 쌍방 외면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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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결승전 제1국
[제13보 (224~245)]
白·한국 曺薰鉉 9단 | 黑·중국 王 磊 8단

曺9단은 224로 머리를 박고 들어간다.유일한 활로.하나 그냥 살아서는 진다.하변에서 뻗어나온 흑대마를 잡아야 한다.벅찬 일이다.

기보를 잘 살피자.지금부터는 웬만한 실력의 소유자가 아니고는 기보 읽기도 어렵다.229로 패를 썼을 때 曺9단이 231,232로 방향을 잠시 돌린 것은 '참고도'처럼 흑1로 이으라는 것.

귀는 죽지만 4와 A등의 팻감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흑은 이어야했는데 실전에선 233으로 225 자리 패를 따낸 다음 234 때 아예 패를 이어 우측 백대마를 잡아버렸다.

경천동지의 대변화가 또 일어났는데 그 아수라장의 난리판은 아직 끝나려면 멀었다.

236에 끊었을 때 흑이 패를 따낸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238로 두었을 때 이번엔 엄청난 해프닝이 일어난다.王8단이 A로 잡지 않고(당연히 잡아야했다) 239로 귀쪽의 패를 따낸 것이다.

순간 曺9단은 망설이는 눈치였다.

A로 잡아버리면 어마어마하다.어립잡아 60집.그러나 우변 쪽 백대마도 커서 그걸로 이길지 자신이 없다.그래서 귀마저 살리겠다고 버텼다.

계산이 안되니까 60집짜리를 놔둔 채 서로 딴 데만 두고있다(228.235=224,233=225, 237=▲, 242=△).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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