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변하는 영국 남성들의 여성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남성들은 아직도 금발의 미녀를 좋아한다. 그러나 남성들이 무턱대고 미모만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사회는 여성들에게 용모보다 두뇌를 더 잘 가꾸도록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유럽을 비롯한 각 처에서는 남성들이 미모보다 지적인 여자를 더욱 즐겨 찾는 경향이 짙어가고있다.
최근 런던서는 이상한 업종이 생겨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가한 시간에 총명한 여자와 지적인 교제를 하고싶어하는 남성들에게 이상적인 상대자를 알선해주는 알선처가 바로 그것이다.
『나는 남자들 가운데 여성과 지적인 교제를 하며 저녁나절에 한가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 업을 시작했다. 나의 고객 가운데는 스칸디나비아의 귀족도 있고 그 밖의 억만장자나 각국의 고관대작들도 여러 명 끼여있다.』
미국인 소장 에드윈·아원씨는 말한다.
그러면 이 알선 처에 오는 여자 중에 한사람인 마리에·루이제(25)는 대학에서 심리학과 언론학을 전공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루마니아 여성이다.
4개 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그녀는 『오늘날 아름답다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자들은 IQ가 높은 여자와 데이트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데이트 도중 대화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는 남자들 앞에서 이따금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재빨리 이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방도를 궁리해낸다. 남자들에게는 책 한권도 읽지 않은 것을 뽐내는 깜찍한 여자보다 학사출신이 더 인기가 있다』고 말한다.
『네가 만일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하려한다면 너무 똑똑한 체하여 그 사람을 경원토록 하지 말라. 그 남자에게 되도록 말을 시키고 너는 듣기만 해라. 남자들은 너무 잘난 체 하는 여자를 증오한다.』
이것은 자기 딸에게 좋은 상대자를 얻어주려고 고심하는 비토리아 왕조 때의 한 어머니의 충고이다.
옛날 같으면 딸을 교육시키는 것이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생각했었지만 오늘날의 부모들은 두뇌를 가진 딸이라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게끔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최근 런던의 신문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오늘의 젊은 남성들 대다수가 지성적이고 야심 있고 고등교육까지 받은 걸·프렌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여성들의 외모보다는 지적인 면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4%는 교육을 잘 받고 포부를 가진 여성을 상대자로 희망했으며 60%는 학사이상의 자격을 가졌거나 졸업 후에도 계속 학교에 남아있는 여성들이 보다 훌륭한 아내와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응답자 가운데 4분의1은 여자가 남자보다 더 총명하다고 말했고 반수 이상은 어린 학생시절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옥스퍼드 대학에서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갓난 여자아기가 갓난 남자아기보다 지적으로나 육체적으로 6주 이상 앞서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탈부권 된 70년대에 있어 여성에게도 미모보다 두뇌가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FWF=동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