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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기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는 관광「붐」에 편승하여 일부 부실 여행사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놓고서는 밥먹듯이 계약을 위반하여 큰 원성을 사는 사례가 빈번한가하면, 때로는 「관광기생」이라는 매춘부들을 공공연하게 알선하는 「파키지·프로그램」을 마련, 이를 선전함으로써 관광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흐리게 하는 추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책의 하나로서 여러가지 특혜까지 받고 있는 외국인상대의 관광여행사들은 적어도 고객들과의 사이에 체결한 계약만큼은 설사 결손을 보는 경우라도 철저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 관광사 업체들이 수행해야할 또 한가지 사회적 책임은 그들이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해서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참된 모습을 소개하고, 그들과 한국국민들과의 사이에 상호이해와 상호존경의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의 격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유치를 기화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엉터리 여행사들이 날뛰고, 정식허가까지 받은 일부 여행사들조차 무모한 값으로 「덤핑」계약을 맺어 다수의 관광객들을 대려다 놓고서, 그 손실을 다른 부문에서의 바가지 요금으로 보충하려고 하는 등 악랄한 상술을 벌이고 있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국치적 상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통부에서도 이미 일부 여행사들이 이처럼  한국관광의 이미지를 크게 흐리고 있는 실태를 파악하고, 5개 업소를 허가취소하고, 1개소에 업무정지, 19개소에 경고 또는 시정지시처분을 했다고 하는바, 문통부 당구의 자체조사에 의하더라도 국내의 31개 여행사중 80%에 달하는 25개 업소가 불량업소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덤핑한 여행사는 덤핑에서 잃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하여 특정 토산물판매점과 결탁하거나 이른바 「관광기생」알선 등으로써 고액의 커미션을 뜯어내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규제조처가 행해져야 할 것이다.
교통부는 국내외 관광자원을 널리 조화·개발하고 국내외의 관광객 유치사업에 노력할 분만 아니라 관광업체와 그 종사원들의 자질향상에 획기적인 대책을 세울 책임까지도 맡아야 할 것이다. 관광사업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광안내원을 비롯한 접객업자 전체의 친절하고 성실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특유한 관광자원은 우리 조상들이 남긴 격조 높은 문화의 향기와 또 조용한 아침의 나라의 긍지 속에서 살아온 한국민 전체의 풍요한 정서, 그리고 안내원을 비롯한 모든 관광업체들의 철저한 친절과 봉사정신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실이지, 스칸디나비아반도에는 구경거리가 별로 없는데도 해년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아랍자국이나 이란 등 중동지방에는 관광자원이 풍부함에도 관광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은 주로 관광 종사원들의 불친절과 바가지 요금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관광사업은 민간외교에도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관광지에서의 흐뭇한 기억이 그 나라에 대한 호감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관광업자는 긍지를 가지고 국위를 선양하도록 해주기 바란다. 교통부로서는 앞으로는 엄격한 직접규제와 함께 대한관광협회 중앙회 등을 통하여 자율규제 하는 방향으로도 더욱 힘써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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