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스토랑] ④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중식당 남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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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는 춥다. 춥지만 다른 계절에는 찾아볼 수 없는 낭만이 있어 많은 사람이 어김없이 겨울이면 바다를 찾곤 한다. 부산 해운대에 가면 바다를 정면으로 내려다보며 최상의 중국요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의 중식당 ‘남풍(南風)’이다.

남풍은 1981년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이 개관했을 때부터 쭉 역사를 함께 해온 터줏대감 같은 레스토랑이다. 지금에야 부산에 특급호텔들도 많이 생겼고 고급 레스토랑도 즐비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부산사람들은 외지서 귀한 손님이 오면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남풍에 데리고 가 식사대접을 했다.

해운대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남풍의 별실

고풍스런 분위기를 고수하던 남풍은 2007년에 개보수를 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재즈음악을 틀고 조명을 한층 밝게 해 마치 카페처럼 공간을 구성했다. 예전에는 비즈니스 고객이 주를 이루었는데 개보수 이후에는 고객층이 넓어졌다. 아이 돌잔치나 상견례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남풍의 음식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레스토랑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해운대 해변 풍광이다. 2007년 본관 로비에 있던 것을 신관 3층으로 옮기면서 전망이 훨씬 좋아졌다. 레스토랑 내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벽에 전부 통유리 창을 냈다. 남풍에는 독립된 5개의 별실이 있는데, 배치를 조금씩 달리해 각각에서 바라보는 바다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별실은 6인 이상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남풍은 ‘건강한 중식’을 추구한다. 튀기는 대신 찌는 방법을 택했고, 튀김에는 올리브유를 쓴다. 남풍이 추천하는 겨울철 메뉴는 불도장과 팔진탕면이다. ‘참선하던 수도승이 향에 취해 담을 넘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불도장(佛跳牆)은 상어지느러미·해삼·자연송이·전복 등 땅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좋은 재료를 푹 고아 만든다. 팔진탕면 역시 추운 겨울 몸에 뜨끈한 열기를 불어 넣어 줄 보양식이다. 전복·해삼·오징어·중합새우와 죽순·표고·숙주, 여기에 쇠고기까지 들어가 걸쭉하고 깊은 국물이 일품이다. 서울에서 팔진탕면을 먹으러 찾아오는 마니아 손님도 많다.

홍지연 기자

◆ 남풍(南風)=별실 5개, 좌석 총 110석.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신관 3층에 있으며 호텔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레스토랑이다. 맛도 맛이지만 전망이 좋기로 유명하다. 남풍에 들어서면 전면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해운대 해변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12월20일까지 객실 투숙객을 대상으로 코스 메뉴를 특가에 판매한다. 양장피, 홍콩식 송이 홍게살 수프, 어자해삼관자, 한우안심 탕수육, 식사가 포함된 코스메뉴가 1인 3만9000원(이하 세금·봉사료 포함)이다. 투숙객이 아닌 경우는 코스메뉴 런치 1인 5만9000원부터, 디너 1인 9만원부터다. 단품메뉴로는 불도장(12만원), 팔진탕면(1만8000원)이 인기다. 아이들은 춘장이 아닌 된장으로 맛을 낸 우리밀 된장 짜장면(1만6000원)을 좋아한다.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시~10시. busanparadisehotel.co.kr, 051-749-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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