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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고속철 타고 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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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경부고속철도 광명역 주변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경부고속철도 연말 서울~대전 간 개통을 앞두고 광명역 주변 70만평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 본격 개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광명역 부근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땅과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의 논.밭은 1년 전보다 최고 두배 치솟아 거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투자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묻어두기식 땅 투자자 많아=지난 주말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A부동산중개업소. 광명역에서 인천 쪽으로 승용차로 5~10분 거리인 이곳 중개업소에는 땅을 사려는 4~5명의 투자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부천시에서 왔다는 金모(54)씨는 "광명시 일대 논.밭은 대부분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개발이 제한되지만 앞으로 광명역 주변이 개발되면 이곳 땅값도 더 오르지 않을까 생각해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발길이 잦아지면서 값도 오름세다. 노온사동 대로변 논.밭은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두배 가량 오른 평당 1백20만~1백30만원, 농로를 끼고 있는 곳도 50만~55만원을 호가한다. 광명역에서 시흥시 쪽으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가학동 일대 농로 주변 논.밭은 평당 60만~7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다. 가학동 그린공인 이기화 사장은 "노온사.가학동 일대가 광명 역세권인 소하.일직동에 비해 값이 싼 때문인지 외지인의 투자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일직.소하동 일대 대로변 논.밭은 평당 1백만~2백만원선이다.

아파트값 꿈틀=소하2동 대명공인 유민우 실장은 "땅을 사려면 최소한 3억원 이상 필요하기 때문인지 1억~2억원대 투자자들은 중소형 아파트에 관심이 많지만 매물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소하2동 성원아파트 32평형은 1억9천만~1억9천5백만원, 미도3차 35평형은 1억8천5백만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5백만원 가량 올랐다.

광명역 인근의 안양시 석수.박달동 일대 소형 아파트값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지난달 말에 비해 평형에 따라 2백만~5백만원 상승했다.

석수동 주공 2단지 15평형은 1억5천3백만원, 3단지 13평형은 1억2천5백만원을 호가한다. 석수동 충훈공인 관계자는 "광명 역사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해 9월 수준으로 값이 회복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주택업체들도 본격 분양몰이에 나선다. 현진종합건설 등 10여개 업체가 이달부터 연말까지 광명.안양시에서 2천여가구의 아파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런 건 조심해야=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광명시 일대 그린벨트 안의 논.밭은 광명시 주민이나 시흥.부천.안양 등 인접지역 농민 이외에는 매입할 수 없다. 서울 등 외지인이 땅을 매입하려면 이곳으로 전입해야 한다. 광명시 관계자는 "땅을 매입하기 위해선 농사를 지으려는 의사가 분명해야 한다"며 "매입 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땐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광명시 일직.소하동, 안양시 석수.박달동 일대의 경우 땅주인에 대한 보상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인근 중개업자들은 환지(換地)가 아닌 수용을 통한 현금 보상을 할 경우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택지지구의 땅 보상가가 대부분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택지개발예정지구에 들어설 아파트 7천4백여가구는 수도권 고속철도 역세권 아파트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며 "지역주민이라면 분양(2006년)을 염두에 두고 주택청약통장에 서둘러 가입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광명.안양=박원갑 기자

<사진설명>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사 주변 땅과 아파트값이 개발 기대 심리로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오는 7월께 완공될 예정으로 공사 중인 광명시 일직동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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