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객기의 안전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승객 81명을 태운 CPA의 민항기가 15일 월남중부 상공에서 추락했다. 생존자는 한 명도 없었다. JAL기가「뉴델리」근방에서 추락하여 83명의 사망자를 낸지 불과 15시간만에 일어난 사고였다.
이번에 떨어진 JAL기는 DC-8로「보잉」707과 함께 세계의 대형「제트」여객기계를 주름잡고 있는 우수기다.
이 비행기의 특색은 58년에 시작기없이 바로 완성기를 양산한 이후로, 해마다 개량해왔다는데 있다. 그만큼 안전도가 높다는 얘기도 된다.
CPA의「컨베이어」880여객기도 마찬가지다. 59년에 처녀비행 했을 때는 세계 최고속을 자랑했었다. 다만 이착륙 성능이 나쁘다 해서 여러 차례 고장을 거듭했었다.
이런 항공기들이 왜 떨어지는지 분명치 않다. 물론 항공사측에서는 항공수송의 안전도가 가장 높다고 주장한다. 그럴 것 같기도 하다.
가령 지난 24년 동안의 수송효과(승객수에 그 수송거리를 곱한 수치)은 30배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사망률은 도리어 6분의1 이하로 줄어들었다.
추락사고 발생확률도 비행 1억㎞당 60년의 1.06에서 68년에는 0.56으로 감소되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대규모의 사고발생 수는 해마다 늘어나고만 있는 것 같다. 특히 소름이 오싹해지는 사실이 하나 있다.
JAL기 추락사고를 보도한 16일자 성조지에는 B-52폭격기 중의 40%가량은『엄청난 구조적 결함』이 있을지 모른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월남전에서 활약하고 있는 B-52는 52년에 그 원형이 완성된 전략 핵 폭격기다. 그게 이제 와서야 구조적 결함이 있지 않나 하는 혐의를 받게 된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핵무기를 실은 B-52기가 그『구조적 결함』때문에 언제 어디서 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니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지금 안전하다는 비행기도 언제『구조적 결함』이 발견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작년에는 BOAC의「코메트」기가 일본상공에서 까닭없이 추락한 일이 있었다.
이번에 떨어진 JAL기도 사고원인은 확실하게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적군파의 소행인 듯 하다고도 하지만 아직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지나지 않는다.
음속에 가까운 때는 비행기는 충격파를 맞게 된다. 새가 한 마리 부딪쳐도 균형을 잃고 추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기류의 장난이 있다. 설계상의 결함, 제작 중의 잘못만이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오늘의 발달한 과학·기술로써도 비행기가 절대 안전하다고 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해야 할 것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