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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건강을 해치는 독소를 캔다 |어패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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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생선은 사철 음식이지만 여름철에 한층 맛과 종류가 풍부해진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철의 생선·어패류는 그 관리가 조심스럽고 자칫하면 식중독의 요인이 되고 또는 전염병의 매체가 되기 쉽다.
보사부의 통계에 따르면 68년부터 71년까지 전국에서는 연평균 6백90명이 식중독으로 앓았고 이중 33명은 목숨을 앗긴 것이 집계되고있다.
이중 생선류 등에 의한 식중독의 사망률은 4·7%나 되며 식중독의 90%는 무더운 6월부터 10월까지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

<바람넣은 생선 위험>
어패류는 본래 싱싱한 것이지만 유통과정에서 오염되어 질병을 일으키는 것과 당초 잡을 때부터 오염되어 독소를 지닌 것으로 나누어진다.
지난해 서울영등포구 신림동808 채기문군(11)3남매가 썩은 고등어를 잘못 먹고 모두 숨진 것은 유통과정에서의 관리 잘못에서 일어난 식중독의 대표적인 예.
당초부터 독소를 지닌 것으로는 연안 개펄에서 잡히는 고막·대합 등 조개류에서 장염 「비브리오」등 세균이 검출되는 것과 「디스토마」의 숙주가 되어있는 민물고기 등을 들 수 있다.
우리 나라서 소비되는 어패류는 연간 총 어획고 1백만t중 50여만 t이나 된다(약 14만t은 수출, 20여만t은 가공 및 자가소비).
이 중 서울 시민의 소비량은 20%인 천만t에 달해 하루평균 3백t이 되는 셈이다.
이 어패류의 일부분은 냉동차·냉장고등 위생시설로 처리되지만 대부분은 1만5천명으로 추산되는 영세상인들이 위생시설 없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실정.
유통과정을 보면 동해안에서 잡힌 고기가 서울시민의 식탁까지 가는데는 빨라도 15∼20시간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양륙 후 소매점까지 가면 생선의 선도는 80%로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수산물 검사소 민상기 검사계장은 생선은 섭씨영하 2도의 냉장상태에선 종류에 따라 2일∼1개월까지 선도가 유지되지만 섭씨25도 이상의 여름철 상온에선 24시간만 지나면 부패하고 물을 끼얹거나 바람을 넣을 때엔 더욱 빨리 썩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같은 날씨에 냉장시설이 안된 소매상에서 제날에 팔지 못한 생선을 사먹는다는 것은 부패균을 사먹는 거나 다를 바가 없다고 경고, 될수록 오전 중에 싱싱한 것을 골라 사먹을 것을 소비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색깔 검은 조개 부패>
생선은 일단 양륙되면 사후경직→자가소화 (체내 효소에 의해 말랑말랑해진 상태)→부패(「암모니아」냄새 풍김)의 단계를 거치는데 자가소화까지의 과정은 싱싱한 상태로 간주된다. 일반가정에서 썩은 고기를 가장 손쉽게 알아내는 법은 ①눈동자가 뿌옇게 변했거나 안으로 들어간 것 ②아가미가 가지런하지 못하고 회색빛을 띠거나 점액이 생기고 악취를 풍기는 것 ③피부색이 고유의 광택을 잃고 대부분이 적갈색으로 변한 것 ④배를 눌렀을 때 탄탄한 감이 적고 항문에 내용물이 스며 나오는 것 ⑤아가미나 배 부분을 만졌을 때 물감이 묻어나거나 「암모니아」 냄새를 풍기는 것.
조개류는 냄새나 맛을 보았을 때 해수취(비린내)가 나지 않고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육질조직이 단단하지 못하면 썩은 것이고, 게는 눌러서 물이나 오고 색깔이 검어진 것은 부패한 것이라고 감별방식을 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별방안도 생선 자체가 오염되어 독소를 품고 있으면 싱싱한 생선이라도 위험하다.

<석유냄새 나는 것도>
국립보건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해안의 해수·해토 및 어패류는 평균12·9%가 장염「비브리오」에 오염되어있다
오염 율도 해수 24·6%, 해토13·7%, 생선9·7%. 어종별 오염 율을 보면 오징어가 33%,갈치30%, 조개류26%, 고등어16%이며 지역별로 보면 울산20·9%, 묵호20·4%, 속초18.6%, 포항15·3%이며 5월 하순부터 11월 중순사이에 발생하는 「비브리오」균은 8∼9월쯤 「피크」에 달한다.
따라서 생선회·생선초밥은 믿을 수 있는 곳에서만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바다의 유류오염이 심해 조개류에서 심한 석유냄새가 날 때가 있다.
이를 잘못 먹으면 구토·설사에 복통증상이 일어난다. 이미 일부 해양학자들은 우리 나라 연해식물·어류도 「카드륨」에 오염되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단속마저 흐지부지>
이 같은 어패류의 식품관리는 허점이 많아 한층 위험하다.
최근 명태를 말리는데 꾀는 파리를 쫓기 위해 농약·살충제를 뿌린 악덕업자가 있었고 서울의 경우 냉장고시설을 한 업자는 1백50명 안팎이라는 집계가 나오는 등 생산·유통과정에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또 썩은 생선으로 생선묵을 만드는 생선묵공장도 있었고 생선이 커 보이게 하기 위해 배에 바람을 넣는 얌체상인, 싱싱한 것으로 가장하여 아가미와 배 등에 물감 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당국의 단속은 언제나 말에만 그치고있다.
보사부는 71년에 한때 냉장고 없는 생선가게는 일체 허가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지금은 흐지부지되었다.

<쓰레기통 같은 상자>
생선을 즐기는 것도 좋으나 「디스토마」의 오염우려가 있는 담수어의 회를 즐기는 만용도 또한 문제점이다. 사부통계로는 민물고기의 80%는「디스토마」의 숙주로 지적되고 있다.
귀중식품으로서의 생선을 보다 양호하게 관리하려면 먼저 서울중앙수산시장에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서울의주로 일대는 악취 때문에 냄새공해가 심각하며 나무로 짠 고기상자는 한번도 씻거나 소독하지 앓아 쓰레기통과 같이 불결하다.
국민보건을 관장하는 보건당국과 수산당국의 단속과 계몽이 있어야하겠다. <오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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