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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일 방위 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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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키신저」미국대통령 특별보좌관의 일본방문과「시모따」에서 열린 제3회 미-일 관계 민간회의 등 미국과 일본간의 관계를 총 정리하는 두 갈래의 움직임에서「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일반과 관련하여 한국문제가 주요한 논제의 하나로 등장했는데「키신저」보좌관이『한국 및 대만과의 약속은 지킬 것이며 일본에 대해 방위역할을 대신해 줄 것을 기대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데 비해 미-일 관계 민간회의에서는 미 측이『한반도 방위를 일본이 분담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히 내세워 주목되었다.
「키신저」보좌관은「사또」수상에 이어 11일 상오 복전 외상과 만난 자리에서 ①미-일 협력관계는 세계 및「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에 불가결한 것이다. 미-일 안보조약은 세계 및「아시아」정세에 어떠한 변화가 있더라도 이를 견지한다는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아시아」정세와 관련한 한국문제도 협의했으나『미-일간에 두드러진 인식의 차이는 없었다』고 복전 외상이 밝혔으며 뒤이어 있었던 등산·대평·삼목·애지 등 자민당 중진들과의 대담에서는「키신저」보좌관이『미국은 월남에서 철수할 생각이나 한국과 대만과의 약속은 지킬 것이며 또한 일본에 대해 방위역할을 대신해 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 졌다.
또한 석교 사회당 서기장을 비롯한 사회당 간부들과의 회담에서도 미-일 안보와 함께 한국문제에 대해서 의견이 교환되었는데「키신저」보좌관의 구체적 발언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회당 측은『미국이「아시아」로부터의 철수에 대신하는 방위역할을 일본에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정부도 이에 대응해서 군사력증강을 시도하고 있다』고 특별히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양국의 각계 진급 인사들아 대거 참석한 이모임에서 미-일 양측은『주일미군기지를 삭감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으나 한국문제에 있어서는 미 측이『한반도에는 위험이 생존한다』는 의제를 전제로『충승 기지만은 축소를 유보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일본측이『일본의 방위지역은 본토에만 국한시키고 싶다』는 의견을 개진한데 비해 미 측은『그것만으로는 유효한 방위체제가 될 수 없다』고 반론, 전제까지는 고려할 필요가 없으나 한반도만은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는 견해가 피력되었다.
또 미 측은 ①만약 북괴가 한국을 침공한다면 일본은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②미-일 안보조약상의 제반합의가 한반도문제와 함수관계에 있는 것이 아닌가 등에 대한 일 측의 의견을 물었는데 일본측은『미-중공 및 미-소간의 해빙「무드」가 나타난 이상 가령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지역적이며 뿐만 아니라 단시간의 사태일 것이므로 제국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밝힘으로써 미-일 안보조약을 미 측이 한반도의 긴장과 밀접하게 연관시켜 생각하는데 비해 일본측은 한국문제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을 기본적으로 낙관하고 있음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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