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거번」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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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조지·맥거번」은 6일「캘리포니아」예선서 승리함으로써 4년 전 고「로버트·케네디」가 일으켰던「케네디」선풍을 방불케 하는 「맥거번」선풍을 몰아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닉슨」대통령과 대결할 가능성이 굳어졌다.
「맥거번」은 이날「캘리포니아」승리 말고도 같은 날 실시된「뉴저지」「뉴멕시코」그리고 그의 출신구인「사우드다코타」에서도 모조리 승리를 차지, 오는 7월10일「마이애미비치」의 전당대회에 나갈 대의원 9백25명을 확보했다.
이에 비해 그의 가장 강력한「라이벌」인「휴버트·험프리」는 3백20표에 머무르고 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지명하게 될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은 총 3천16명.
후보에 지명되자면 1천5백9표가 필요하다. 이번「캘리포니아」예선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전 미국 선거구 55개중「캘리포니아」가 갖고 있는 대의원수가「뉴요크」(2백78명) 다음 가는 2백71명이나, 「뉴요크」주나 그밖에 다른 선거구와는 달리 최다수의 유권자 표를 획득한 후보가 대의원을 전원 차지하는 이곳 예비선거 제도 때문.
2백71표라면 후보지명에 필요한 투표수의 18%를 차지할 뿐 아니라 전당대회를 한달 밖에 앞두지 않아 이 여파가 곧 전당대회에 옮겨가는 것이 이제까지의 전례였다.
관측통들은「맥거번」이「뉴요크」예선에서도 승리할 것이며, 이미 탈락된「머스키」와 협상, 「머스키」가 확보해 놓은 대의원을 움켜잡아「맥거번」의 후보지명은 낙관적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부터의 초점은 자연히「맥거번」·「닉슨」의 대결로 옮겨진 듯하다.
양자의 대결은 진보 파와 보수·중도파 성향의 대결로 예상된다. 「맥거번」은 월남전 반대의 일관된 주장 외에 감세·복지 둥에 관해 새로운 정견을 표명해 왔다. 특히 8백억「달러」의 현 국방예산은 75년까지 3백20억「달러」나 삭감하겠다는 그의 제안은 보수·중도파들로부터『과격』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국방예산 삭감으로 가장 타격을 받게 될「캘리포니아」주에서 그가 승리했던 점으로 보아 이 같은 중평은 선거전에서 별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닉슨」이 중도 내지 우파의 표를 휩쓸어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은「맥거번」의 강력한 대두로 이전보다 덜 확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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