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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의 지식인을 돕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독재를 허용하는 것은 공포보다도 무관심이다.』 영국의 작가·학자·예술가 등 지성인 일단은 집권자에 의해 피통치자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항시 경계해야만 한다는 경각심에서 세계를 통해 지식인들이 탄압을 받고 있는 사례들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최근 「국제작가·학자」(WSI)라는 기구를 구성했다.
이 기구의 후원자들 중에는 「가디너」경 「스티븐·스펜더」「에드워드·크랭크쇼」「페기·아슈크로트」「예후디·메뉴인」「헨리·무어」「아이리스·머도크」등 많은 저명인사들이 끼여 있다.
WSI는 정치적 이념적인 단체가 아니라 단지 정부와 다른 견해를 가졌다해서 박해를 받은 전세계 지성인들의 수난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WSI의 주요 활동은 『인덱스』라는 계간지를 발행하는 것이다. 그 제1호가 최근 발행되어 나왔는데 편집은 이단 소련 작가들의 작품들을 여러 권 번역한 「미첼·스캐멜」.
이 잡지의 서언은 『모든 표현자유의 침해사건을 기록, 분석하고 개개국가들의 검열상황을 각종 헌법 및 법령에 의거하여 검토하고 검열된 자료들(시·산문·기사 등)과 분석 검토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이 잡지발행의 목적이라고 선언했다.
『인덱스』 제1호는 상당한 부피로 「뱅글라데쉬」「브라질」「그리스」「포르투갈」소련의 언론출판 박해조치들을 보도하는 한편 각 나라들에서 검열에 걸린 작가들의 산문과 운문들을 수개 국어로 번역 수록했다.
이 잡지에 수록된 작품들 중에는 「밀로반·질라스」「게오르기·만카키스」「알렉산드르·솔제니친」「나탈리아·고르반예프스카야」등의 작품들이 들어 있으며 동시에 검열에 관련된 정부공식문서 및 작가들 자신의 항변까지 곁들여 수록하고 있다.
「뱅글라데쉬」의 여류작가 「제비페트·코아테스」는 이 잡지에 실린 한 기사에서 반대여론을 묵살하는 가장 원시적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인 지성인의 대량학살, 즉 「파키스탄」군의 「뱅글라데쉬」지성인 대량 학살을 소름끼칠 만큼 치열하게 묘사했다.
『인덱스』지는 또한 『정부와 일치된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는 이유로 「그리스」정부로부터 「아테네」대학 법률학 교수직을 박탈당하고 1970년에 19년 징역형을 언도 받은 「게오르기·만카키스」의 『「유럽」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수록했다.
『인덱스』지에 실린 소련의 젊은 여류시인 「나탈리아·고르반예프스카야」의 작품들은 그녀의 시적기술과 상상력의 정열을 풍부히 나타내주고 있다. 역시 이 잡지에 수록된 「밀로반·질로스」의 단편소설 『돌멩이와 「오랑캐」꽃』은 단순히 인간의 인간에 대한 비인간성을 그린 저항문학이라기보다는 문학적 가치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인덱스』지는 그 첫 권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완전히 성공했다. 【FWF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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