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방소 취재비화 미 기자 2백38명 각개전투 9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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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H·아워」는 5월22일 하오 9시56분. 「76년의 정신」호가 「모스크바」교외 「부느코보」공항에 착륙하면서 미국기자단 2백38명의9 일간에 걸친 각개전투는 개시됐다.
제1차 공략목표는 브레즈네프는 무슨 이유로 「닉슨」을 출영 하지 않았는가?』「브레즈네프가 이날 밤 「크렘린」유리관에 나타나 전격적인 정상회담이 열림으로써 맥 풀린 꼴이 됐지만, 『구스. 홀(미국의 대표적 공산주의자)만 데리고 왔다면 야 왜 출영 하지 않았겠냐』는 소 공보관의 친근감 넘치는 유머를 접하고 보니 미 기자들은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왜냐하면 북경작전에서는 만리장성에도 쳐들어가고 자금성도 공략했지만 생포해야할 고급관리들은 1명도 걸려들지 않았던 것에 비해 이번 작전에서는 거물들도 제 발로 걸어와 잡혀 줄 것 같은 전조가 보였기 때문이다. 공보상도 이 특공대로 찾아와 『솔제니친을 어째서 그렇듯 냉대 하느냐 』『소련유대인은 사람이 아니냐』는 등 빗발치는 질문공세를 고지너기 얻어맞고 돌아갔다. 빤들빤들한 태도며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회견 장을 수라장으로 만드는 미 기자들을 보고 『이런 모습은 할리우드에서나 불수 있는 줄 알았는데...』하며 소련 기자들은 어리둥절하기도
대군이고 보니 개중에는 떡을 못 얻어먹은 친구도 허다.
특히 로저즈 장군이 기자들을 불러놓고 배경설명을 하는 자리에 제4부(언론)를 대표하는 뉴요크. 타임스는 보이지 않았다. 동지 대기자 앤더니 루이스가 하노이 에 들어가 닉슨의 항만봉쇄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하노이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의 기사를 보냈기 때문에 닉슨 행정부가 이 같은 형식으로 동지에 보복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돌았다.
크렘린 궁안에 묶인 닉슨에게 접근 어려워지자 특공대의 눈은 패트에게 쏠렸다. 학교. 지하철. 발레극장. 백화점등 그가 가는 곳엔 아귀다툼 법석.
법석의 주원인은 무표정 일관의 소련비밀 경찰이었다. 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비밀경찰의 태도는 그러나 고의적이거나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소련인들은 본래 이리떼 같이 달려드는 기자 떼에 익숙지 않았을 뿐이다.<한남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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