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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한국」에 먹칠|외국인에 바가지 성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5월 들어 외국인 관광 「붐」이 일고 있으나 서울 시내 60여 토산물 판매소를 비롯한 외국인 상대 상점에서의 바가지 씌우기가 성행, 관광 한국의 「이미지」를 크게 흐려놓고 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부쩍 는 편이나 관광객마다 『한국에 가서 물건 살 때는 바가지를 조심하라』는 것이 사전 지식으로 되어 「쇼핑」에 의한 외화 수입은 극히 저조한 상태. 일부 관광 안내원은 업자들과 짜고 외국 관광객을 소개 해주는 대신 10%의 「커미션」을 공공연히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바가지 씌우기」에 가세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드러진 관광 「붐」으로 지난 4월말 현재 8만3천여명의 외국 관광객이 우리 나라를 방문했으며 그들이 떨어뜨리고 간 외화는 약 1천3백만「달러」.
이 수입은 대략 2박3일 체류의 숙박비·식비로서 1인당 평균 1백50「달러」를 쓰고 간 것으로 보면, 「쇼핑」 등에서는 거의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외국 관광객이 우리 나라에 와서 관심을 갖는 것은 해외에 널리 알려진 인삼·해태·자수정·유리 제품·나전 칠기 제품·목각 제품 등이며 이 같은 외국인 기호에 따라 서울 시내에만도 60여개소의 판매소가 있으나 가게마다 물건값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등 바가지 씌우기가 일수.
지난 10일 한국에 왔던 미국인 「게리·G·커밍즈」씨 (43·「뉴요크」주 「브루클린」시) 는 서울 반도-조선 「아케이드」 K상회에서 연 수정 반지 10「캐러트」짜리 1개를 1만2천원에 샀으나 이튿날 친구 「마이클」씨 (서울 외국인 학교 교사) 를 통해 같은「아케이트」의 다른 상점에서 11「캐러트」짜리를 7천원에 사 5천여원을 바가지 썼다고 불평했다.
또 지난 2일 일본 사람 「사또」씨 (좌등 수자·30·미국 「오하이오」주 「마틴즈페리」시 거주) 는 동대문 시장에서 비단 옷감 1벌을 1만4천원에 샀으나 미심쩍어 서울 종로 1가 K상가에서 옷감을 보이니 6∼7천원짜리로 판명되었다고 씁쓸히 말했다.
검사품인 인삼과 해태의 경우에도 상점마다 값이 다르다. 재무부의 허가를 얻은 A면세점(서울 종로 3가)에서는 고려인삼 3백g짜리 1통 (6년생 뿌리 10개들이)에 8천9백원이지만 대부분의 「아케이트」에서는 1만원을 받고있다. 해태 1통 (1백장들이)에는 1천50원이 적정 가격이나 보통 1천5백원을 받고 있으며 8백원 짜리 맛 김은 1천1백원까지 받는다.
규격품이 아닌 자수정·인형·유기 제품·나전 칠기·목각 제품 등은 「메이커」마다 가공 솜씨가 틀린다는 이유로 평균 50%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수정 10금 1돈쭝으로 테를 두른 반지 15「캐러트」짜리는 면세 점포에서 3만6천원에서 4만원짜리를 시중 상점에서는 5만원∼6만5천원까지 받고 있다.
이 같은 바가지의 성행을 뒷받침하듯 지난 18일 하오 입국한 일본인 도부화홍씨 (32·동경 조일 「하우징」 희사)는 『한국을 다녀온 친구로부터 바가지가 심하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쇼핑」을 하지 않는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관광 진흥을 꾀하는 교통부 당국은 이 같이 한국 관광의 「이미지」 저해 요소를 없애기 위해 안내원들이 단골 상점에 관광객을 소개, 매장 10%선의 「커미션」을 받는 것 등으로 바가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 현재로서는 번영회를 통한 정찰제 실시 이외는 규제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다만 안내원이 「커미션」을 받고 바가지 씌우는 행위는 적발되는 대로 처벌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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