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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읽기] RIY, 애그리테인먼트, 나포츠족 … 요즘 사람들이 빠져있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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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요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DIY와 RIY의 차이는 알아야 한다고 한다. 자기가 직접 만들어 쓰는 DIY(Do It Yourself)만 안다면 ‘중수’, RIY(Repair It Yourself)까지 안다면 ‘고수’ 축에 낀다.

그럼 최근 뜬 RIY는 뭘까. 기성품을 개성 있게 손보거나 고장 나면 수리해서 쓰는 것을 말한다. RIY는 시간과 재료비도 적잖게 들지만, 직접 품들이며 느끼는 성취감과 재미가 남다르기에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트렌드 분석서 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제시한 소비 변화의 한 특징이다.

 내년 생활 풍경은 어떻게 달라질까. 2014년을 앞두고 우리 사회와 시장의 흐름을 예측한 신간 세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의식주의 흐름,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문화코드부터 일상의 생활패턴 등 다양한 변화의 가닥을 포착해 정리했다.

 『라이프 트렌드 2014』(김용섭 지음, 부키, 320쪽, 1만5000원)의 부제는 ‘그녀의 작은 사치’다. 경기는 좋지 않고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작은 사치’에 주머니를 여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에 방점을 찍었다. 망치로 부숴먹는 독일 과자 슈니발렌과 마카롱, 고디바의 고급 초콜릿 등에 새로운 미각에 탐닉하고, 뱅앤올룹슨 같은 고가 오디오와 엔트리급 수입차를 구매하는 ‘자기만족형 가치 소비’의 부상에 주목했다.

 농사가 취미이자 놀이로 부상하고 있는 변화도 눈길을 끈다. ‘농사’와 ‘오락’을 결합한 신조어 애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라는 말이 등장했을 정도다. 이 책은 또 50대는 등산을 즐기지만 3040세대는 클라이밍과 캠핑을 즐기고, VOD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돼 케이블 TV와 지상파의 콘텐트 대결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 코리아 2014』(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432쪽, 1만6000원)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내년 전망을 담고 있다. 몸이 답(Answer is in your body)이라는 화두에 무게를 실은 점이 크게 눈에 띈다. 몸을 직접 움직이는 활동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사람이 늘면서 지적 노동과 신체적 노동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늦은 밤에 걷고, 달리고, 자전거를 타는 ‘나포츠’(night+sports)족, 육체노동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생업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새로운 직업군 ‘브라운 칼라’가 부상할 것이라고 했다.

 미각기행 등 특정 목적의 여행상품, 자동차 튜닝 시장 등 니치에서 초(超)니치로 소수의 소비자에 초점을 맞춰 더 정교하게 세분된 상품과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며, 놀이본능과 미적 본능을 갖춘 21세기형 새로운 중년 ‘어른아이 40대’이 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KOTRA 엮음, 알키, 424쪽, 2만원)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서 펴냈다. 80개국 120개 무역관에서 현재 세계 시장의 새로운 움직임을 조명했다.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비즈니스를 크게 12개의 항목으로 나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폰, 로봇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도 해주는 로봇식당, 미국의 벤처창업 도우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등이 눈길을 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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