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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대 아동심리학교수 「피아제」박사가 말하는-효과적인 어린이 사고력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어린이들의 평범한 행동을 통해서 아동의 지능발달과 성숙도를 50여년간 연구해온 「제네바」대학의 저명한 아동심리학교수 「강·피아제」박사는 최근 미국을 방문, 미국의 월간여성지 「레드·북」과 「인터뷰」를 가졌다. 전통적인 교육방식을 반대하는 「아동의 지적판단」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피아제」교수의 이론을 통해 어린이들의 사고를 개발시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어린이를 위한 최선의 교육방법은 어른이 가르쳐주는 기회를 되도록 줄이고 어린이 스스로가 체험을 통해 깨닫도록 하는 것』이라고 「피아제」박사는 주장한다.
예를 들면 4∼5세의 어린이는 모양이 같은 「컵」두개에 같은 분량의 「주스」를 따랐을 때는 둘의 분량이 같다고 정확하게 판단할 줄 알지만 그중 한「컵」의 「주스」를 더 작은 두「컵」에 나눠 부었을 때는 먼저의 큰 「컵」에 든 「주스」보다 둘로 나눠 부은 「주스」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른이 『아냐, 이건 같은 분량이다』라고 열 번 설명을 해주는 것보다는 어린이에게 큰「컵」에 든 「주스」를 작은「컵」 둘에 나누어 붓도록 시켜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즉 어른들이 가르치는 지식은 어린이 자신이 체험한 것이 아니므로 아이들은 무엇이나 무조건 옳다고만 여기고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른들은 자신이 가르쳐 준 사실을 어린이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어린이는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앵무새처럼 암기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부모나 교사의 역할은 지식을 주입시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가 『왜 그럴까?』하고 의문을 품도록 이끌어 주는데 있다. 「피아제」교수는 주입식 교육의 단점으로 다음의 실례를 들었다.
『어느 날 나는 이웃집 어린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아이는 마당에 흩어진 돌을 왼편에서부터 하나, 둘…세며 놀다가 이번에는 갑자기 오른편에서부터 세기 시작했다. 그곳에는 10개의 돌이 있었는데 어느 편에서 세기 시작하든 돌이 10개라는 사실을 그 아이는 그때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이 발견은 어른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것이나 어린이에게는 깊은 뜻이 있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이 셈하는 대로 「숫자」를 암기하기는 했어도 그 수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는 것이다.』
그 외 『어린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같은 연령의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많을수록 효과적』이라고 「피아제」박사는 충고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자신보다 훨씬 강한 부모에게는 의문스러운 것이 있어도 심중에 감춰둔 채 감히 대들지 못하지만 같은 또래의 친구와는 논쟁을 하는 동안 보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미 레드·북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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