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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에 큰 산불, 천여 ㏊ 연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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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28일 속초·양양·고성 등 강원도 동해안지방에 초속 18m∼34m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양양군 현북면 면옥치리 뒷산에서 산불이나 국유림과 사유림 1천여 ha를 태우고 29일 상오까지 계속 번지고 있다.
28일 상오 5시쯤 면옥치리 뒷산에서 원인 모르게 일어난 불은 근처 어성전리, 원일 천리를 거쳐 대치 리까지 14㎞ 거리에 걸쳐 50년 내지·1백년생 소나무가 들어찬 국유림 7백㏊를 비롯, 낙엽송과「리기다」소나무 등이 조림되어 있는 사유림 3백여㏊를 태우고 불길은 불난 지점에서 동쪽해안으로 뻗는 현남면 상월천리 쪽을 향해 매초 5m가량의 무서운 속도로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고 있다.
강원도경은 29일 상오 산화비상경계령을 내리고 경찰관·소방관·마을산림계원 등 1천 6백여 명을 풀어 결사적인 진화작업을 펴고 있으나 거센 바람을 탄 불길은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산림피해액을 1천여 만원으로 잡고 있다.
28일 낮 12시를 기해 이 지방에 태풍경보를 내린 속초측후소에 따르면 이 강풍은 영동지방에서만 보이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기온이 27도까지 오르면서 태백산을 분수령으로 하는 높은 지대의 저기압과 동해안의 고기압이 뒤엉켜 일어나는 대류현상에서 온 것인데 특히 습도가 평소의 70∼80%에서 17%까지 떨어지고 지표수 증발량이 20㎜(15시간 동안)에 이르러 불이 일어나기 쉽고 한번 불이 나면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산불로 28일 상오 5시부터 어성전1, 2리 45 가구(2백 14명)주민들이 3km떨어진 명지 리로 대피했고 경찰은 29일 상오 또 원일 천리 64 가구를 비롯, 대치리 37 가구, 명지리 17 가구 등에 대피령을 내렸다.

<8개소서 산불>
이밖에도 28일 강원도내 명주·삼척 등지 8개소에서 산불이나 29일 상오 계속 타고 있으며 강풍으로 속초·고성 등지에서 지붕 49채와 입 간판 2백여 개가 날아갔고 7만 2천 평의 보온 못자리「비닐·하우스」가 벗겨져 나갔으며 요즘 한창 미역 따기와 훙치 등 잡어잡이에 나서고 있던 전마선 1천 2백여 척이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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