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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만발…상춘 만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꽃놀이의 「피크」를 이룬 23일의 일요일,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유원지에는 1백14만6천여 명의 상춘객이 봄을 즐겼다. 이날 벚꽃이 만개한 창경원에는 20만 명의 인파가 몰려 이들이 버린 쓰레기는 15「트럭」분, 빈 병만도 15만여 개로 창경원 개원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부산 금강 공원에 몰린 인파도 27만9천여 명, 대구를 비롯한 경북 지방에 11만여 명. 섭씨 19도∼20도의 알맞은 날씨를 보인 이날 상춘은 절정이었으나 여전히 상춘객의 「에티켓」은 모자라는 편이어서 전국에서 6백58명의 풍속사범이 단속됐고 3건의 산불이 일어나 아까운 소나무와 잔디를 불태웠다.
이날 20여만 명의 인파가 몰린 창경원은 부지 6만여 평 가운데 건물과 녹지대를 뺀 4만여 평의 놀이터와 간선 도로 등에 평당 5명씩 들어선 꼴로, 상춘객들은 먼지 속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 다녔다. 홍인문 앞에는 가짜 관람권이 판을 쳤고 미아만 2백여 명이 발생했다.
종로4가와 혜화동 등 창경원으로 이르는 길은 상춘객이 밀려 한때 교통이 차단되었고 15개 매표소는 일제히 문을 열었으나 일손이 모자랐다.
상춘객들은 물개·표범·코끼리 등 인기 동물사 앞에 장사진을 이뤘고 점심때가 되자 식물원 쪽으로 몰려 빈터에 신문지·돗자리 등을 깔고 자리 잡았다. 창경원은 이날 밤 10시 폐문 시간까지 3만여 명이 남아 벚꽃 잎이 떨어지는 봄밤의 정취를 즐겼다.
20만 명의 상춘객이 지나간 창경원의 뒷모습은 마치 쓰레기 전쟁터와도 같았다. 홍화문에서 춘당지에 이르는 포장 도로에는 「비닐」포장지, 신문지 조각, 「껌」 종이, 「하드·아이스크림」, 포장지 등으로 덮였고 어린이 놀이터 부근은 과자 봉지가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었다.
24일 상오 8시 청소 인부 50명이 청소한 결과 쓰레기가 4t짜리 「트럭」 15대 분이 나왔다.

<가짜 입장권도>
올 들어 최고 인파가 몰린 23일 창경원에 가짜 입장권이 나돌았다.
창경원 당국은 23일 상오 11시40분쯤 창경원 정문 앞에서 가짜 관람권을 팔던 서영석군 (21·경기도 양주군 구리면)을 붙잡고 서군에게서 가짜 관람권 2백80장을 압수했다.
또 암표상 나순자씨(28·서울 중구 필동3가 62)는 가짜표 2장을 기모씨(29)에게 3백60원에 팔다가 잡혔고 조형준씨(39·서울 영등포구 봉천동 102)는 가짜표 24정을 팔려다 잡히는 등 하루 동안 암표상 7명으로부터 3백44장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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