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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최종 방어선 공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9일 본 기자 앞의 「안케」협로를 에워싼 「정글」을 맹호 기갑부대의 야포들이 콩가루처럼 짓이긴다. 검은 포탄 연기가 「정글」의 능선 위를 치솟는다.
미군 「팬텀」기의 폭격이 하루 평균 8회 내지 10회씩이나 계속, 「안케」주변에 「콘크리트」 참호 구축하고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1개 연대 규모의 월맹 정규군을 맹타하고 있다.
본 기자는 이 전진 기지에서 지난 11일부터 약2만발을 쏘았던 야포의 포신은 계속되는 발사로 용광로 같은 전장을 바라보았다. 한 포병 장교가 『지난 18일 아침에도 이 포진지 밖에 적의 박격포가 약 20발 떨어진 바 있으니 우뚝 서 있지 말고 숨으라』고 말했다.
이틀 전만 해도 적의 박격포 1발이 포대에 떨어져 포대 1문이 부서지고 1명이 전사, 1명이 부상했다.
파월사 부사령관 강원채 장군과 맹호 사단장 정득만 장군 등이 지도 위에 점을 그려 가면서 세부 작전을 짜기에 여념이 없었다.
강 장군은 「안케」협로를 개봉한 후에 면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작전에 투입된 맹호 공병대는 이 통로를 열기에 앞서 파괴된 교량을 보수하기 위해 주 월군 사령부에 긴급히 자재를 공급해 주도록 이날 밤 요청했다. 그러나 통로의 재개는 이제 시간문제로 남았다.
19일 하오 보고를 받은 정 장군은 330중대장이 부상당한 채 수일간 적 지목에 포위 상태에 있을 때 6중대가 드디어 5중대와 무전 연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 전진 기지에서 철모를 깊숙이 쓰고 움푹 팬 큰 포탄 구멍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적은 정규군인지라 「베트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고 말했다.
적은 방어선을 재3선까지 쳐 놓고 있는데 19일 현재 제2선이 무너지고 제3방어선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적 화력이 어떻게나 강했던지 ○○최전방 기지에서 「로키트」포로 화력을 지원해 주고 있던 맹호 사단 작전참모 모 중령이 포탄 파편에 맞아 눈 밑을 스친 부상을 입었다.
맹호 장병들은 이날 638고지의 대부분과 390고지를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638고지 일부에서는 4월19일 밤 현재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세호 주월 한국 군사령관은 작전 개시이래 세 번째로 19일 아침 1100전방 기지에서 작전 현황을 돌아보고 병사들을 격려,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번 작전에서 한국군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고통은 「헬리콥터」 지원이 미군 철수 때문에 원활하지 못해 보급 물자와 식수를 적시에 운반하는데 애로가 많다는 점이다. 며칠 동안 적에 포위되어 식수가 모자라게 되자 부상자에게만 먹이고 다른 병사들은 오줌을 마시는 예가 많았다. 따라서 사단장 전용「헬」기까지 식수 운반에 동원되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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