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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클럽」서 고교입시 후유증 좌담회| 낙방 생은 어떻게 지도해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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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입시위주의 비뚤어진 국민학교 교육을 개선하기 위하여 중학교 무시험제도가 마련된 것은 지난68년도 올해 처음으로 그 무시험 진학 생이 고교입시의 관문을 통과했다. 이로써 중학교의 평준화는 어느 정도 이룩된 셈이라 지만 전국적으로 5∼7만 명을 헤아리는 낙방 생들의 진로문제는 미해결로 남아있다.
지난4일 주부 「클럽」연합회는 고교입시후의 문제점과 그 대책에 관해 앞으로 학부형, 특히 어머니들이 맡아야할 역할을 중심으로 좌담회를 가졌다.
교육정화를 위한 「캠페인」의 하나로 마련된 이 좌담회에는 발표자로 박동서·오기형·구전희·이근학 제씨와 40여명의 주부들이 참석했다.
처음 발표를 맡은 박동서 교수(서울대교수·행정대학원)는 입시의 의의가 적격자를 판별하는데 있음을 환기시키고 올해 실시된 입시에서 나타난 두 가지 문제점으로 체능점수의 과대한 비중과 출제문제가 지나치게 쉬웠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낙방 생에 대한구제책으로는 고등학교의 학급증설 같은 소극적 방법 외에 고등학교에서 과외공부만을 지도하는 학급을 두어 자칫 탈선하기 쉬운 낙방 생들을 정규학교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우수하지 못한 중졸 생을 「직업학교」로 보내자는 것이다. 그것은 기술자의 인력부족도 함께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고교입시후유증으로 낙방 생의 문제가 예년에 비해 더욱 심각하게 재기되는 이유를 과외수업과 사설학원이 입시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오기형 교수(연세대교육연구소장)는 쉬운 입시출제가 정당한 실력의 판가름이 되지 못하며 『입시준비의 완화』라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73학년도 고교입시요강에 발표된 것처럼 시험문제 수를 늘리기만 한다면 학생들의 사고활동은 「암기 반사적」으로 될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일한시간 안에 보다 많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암기 반사적」인 훈련을 거쳐야 되며 따라서 교육의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고등학교 교육까지는 일반교육」이라는 개념이 남아있는 한 고교입시경쟁은 그대로 남아있지 앉겠느냐고 반문, 평준화는 고교에까지 연장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전회 씨(문교부장학관)는 고등학교의 학급증설은 불가피하지만 도시의 경우, 지방학생의 서울 진학 율은 해마다 늘어가는데 반해 인구의 도시집중화를 막기 위한 학급증설 억제책이 서로 상충한다고 말했다.
또 입시에서의 각 과목별 배점은 중등교육과정의 배점과 일치하도록 짜여져 있으니 체능이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아니었을 거라고 설명했다. 출제문제의 수준에는 앞으로 전문가와 협력, 「난이도」를 고려할 계획임을 밝혔다.
입시제도에는 각 가정의 자녀와 전체교육정책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한 학부형이 「질 나쁜 교육」을 거부하는 운동이 바람직하나『부모의 입장에서는 입시를 눈앞에 두고 자녀를 사설학원에라도 보내지 않을 수 없는』단점이 있다고 이근학 씨(후암교회 집사) 는 말했다.
고교입시에서 파생되는 문제, 즉 낙방 생·동점 자 처리와 체능의 비중 등은 전문가나 교육자의 보다 많은 연구를 거치고 국가와 교육기관·학부형이 다 함께 협력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문교정책의 방향과 연결된 것임을 지적하고 바른 정책이 실시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금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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