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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스튜어디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비교적 화려한 직종으로 꼽히는 「스튜어디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선 20여명 밖에 안 되는 『특수직업』으로 통해왔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지난 69년 동남아노선을 개설한 이래 국제선착장으로 「스튜어디스」의 수가 격증, 현재 KAL에만 1백40여명, 그리고 외국 항공사(CPA·「로드웨스트」JAL) 에 30명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
외국을 여행한다는 기쁨과 여성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월급을 받는다는 등의 화려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 「스튜어디스」는 그러나 힘든 경쟁을 뚫고도 엄격한 훈련을 거쳐야만 하는 고된 뒷 수업이 따른다.
KAL의 경우 「스튜어디스」를 뽑는 기준은 첫째 키가 1백60㎝를 넘어야 하며 용모와 인상이 좋을 것, 다음 공중근무에 지장 없도록 건강한가, 그리고 영어를 비롯한 1개 외국어에 능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입사 후에는 2개월의 수습기간, 약1년간의 국내선탑승을 거쳐 국제선전환시험을 치른 후, 또 한 달간의 훈련을 마쳐야만 손색없는 「스튜어디스」로서의 길을 밝게된다.
외국인을 포함한 「손님」들을 대해야 하기 때문에 인상이 좋아야 함은 물론, 외국어와 「매너」가 특히 중요하다.
「스튜어디스」가 갖추어야할 점은 곧 완전한 여성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인내력이 필요한 직업이지요.』 「스튜어디스」생활 2년째의 강명자 양(대한항공)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성격들에 골고루 신경을 써야하며 「메뉴」에서부터 말벗으로까지 능숙하려면 역시 적성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튜어디스」출신으로 KAL의 여 승무원 교육담당으로 있는 명정애 씨도 『「스튜어디스」는 우선 용모와 차림새가 깨끗한 인상을 주어야하지만 특히 누구에게나 기쁜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성격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균 주20시간의 비행근무로 때로는 7, 8시간동안 계속 일해야하는 중노동도 있지만 「스튜어디스」의 봉급 수준은 다른 직종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수습이 끝나면 초봉이 대개 4만원 선이며 여기에 비행수당과 외국에 나갈 경우 일당이 나온다.
3, 4년 경력의 중견급이면 월10만원이상을 받는다.
거기에 제복·화장품·구두 등 일체를 지급 받으며 KAL의 경우 김포사무소에는 직속 미용사가 「서비스」를 해주고 있어 직장여성으로는 커다란 혜택을 받는 셈이다.
그러나 「스튜어디스」직은 「초급 대학 졸」이상의 학력을 요구하면서도 「미혼」「30세 정년」의 까다로운 제한이 뒤따른다. 그러므로 길어야 7∼8년밖엔 할 수 없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항공회사측에선 「스튜어디스」채용 때 결혼하면 자동적으로 퇴사한다는 조건은 붙이지만 「30세 정년」은 명문화되지 않고 내규정도로 지켜져 봤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격을 대학졸업자에서 초급대학졸업자로 낮추어 근무연한을 늘리려고 했다는 것. 그러나 대학졸업자가 대부분으로 영문과·불문과 등의 문과출신이 많다.
외국의 경우 동남아는 한국처럼 「미혼자」제한을 하고있지만 구미에서는 정년이 대개 55세로 되어있다. 그래서 아기엄마 「스튜어디스」가 특히 어린이가 낀 비세 비행에서 환영받고 있으며 할머니 「스튜어디스」가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결혼을 하면 불규칙한 근무시간 때문에 가정생활에 지장을 받으므로 본인 쪽에서도 더 계속할 수 없게 됩니다.』
KAL선전과장 이원영 씨는 KAL의 경우 연령제한에 있어서도 거의가 28세 이전에 결혼하여 그만두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튜어디스」의 직업이 점차 외국처럼 평범한 직종으로 되어감에 따라 이러한 「제한」이 언젠가는 문제가 될듯하다.」<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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