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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두 돌 특집|"거족적 호응에 보람과 책임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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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독자들로부터 하루에 10여 차례 전화가 온다. 야간에는 담당책임자의 집(3415)으로도 걸려온다.
자료의 제공이나 증언에 나서겠다는 제의, 언제 책자로 출판되느냐는 문제들이다. 이런 전화와 함께 하루평균 2, 3통씩 날아드는 비슷한 내용의 편지를 받을 때 「민족의 증언」담당자들은 고무와 용기를 갖게된다.
그러나 때로는 이름을 밝히지 않는 독자로부터 그날의 기사에 대해 야유에 가까운 비판·충고·엄중한 항의도 제기된다. 이럴 때 담당자들은 송구한마음과 더불어 「살아있는 역사의 정리」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새삼 느끼고 집필자세를 반성해본다. 「민족의 증언」이 재작년 4월1일부터 본지에 연재된지도 벌써 만 2년, 격일제(월·수·금)로 4월3일 현재 310회를 돌파했다. 2백자원고지로 7천3백여장이 더 된다.
현재 6·25발발 전후부터 휴전회담 개막(전반부)까지 다루었는데 앞으로 전투와 유격대활동은 물론 아이크 등장과 내한, 스탈린 사망, 부산의 정치파동 등 전쟁기간 중에 있었던 국내외의 굵직한 사실 등을 종합정리하고 휴전조약의 도장이 찍히고 제네바정치회담이 깨질 때 본 연재는 끝날 예정이다. 이 기획물의 특이한 점은 사실을 관계 증인의 증언위주로 상세히 다룬다는 데에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취재와 집필방식의 특이성에 있다고 하겠다.
총을 메고 전쟁을 했던 사람들이 직접 나와서 증언을 한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다른 6·25의 전쟁 물과는 상당히 다른 「생동감」과 오리지널리티가 있다. 지금까지 년 1천6백44명의 증인이 등장했고 인터뷰 되어있는 증인도 1백50여명이 된다. 이 시리즈가 끝날 때는 회견증인 수는 2천5백여명을 돌파할 것이다.
시골 아낙네와 농부로부터 괴뢰군 출신과 대장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내외인이 골고루 등장하여 서술하는 본 연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범 민족적」이라는 점이다.
재작년말 단 7일 동안에만 모집된 독자의 소리투고 4백80여통을 분류해보았다.
부녀자 학생 회사원 군인 등 투고독자의 인적계층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경향각지가 「골고루」였다. 이처럼 증언자와 독자가 모두 범 민족적인 호응인데 대해 담당자들은 큰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반면에 애로나 비애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분이 살아있기 때문에」 증언을 망설이는 사람이 있고 취재가 돼도 곧이곧대로 쓰기가 거북한 사실도 꽤 있다. 「시한」과 「여건」이 아직도 사실을 밝히는데 장벽이 되고있다는 이야기다. 항의전화나 야유는 대개 이런 케이스와 관련될 때가 많다.
어쨌든 증인들의 증언은 취재진의 녹음 테이프에 일일이 육성으로 수록, 보관되고 있다.
단행본으로 출판할 때는 그동안 편집사정상 게재되지 못했거나 뒤늦게 제공받은 좋은 증언과 사진을 보강 수록한다. 본 연재는 외부전문인사 4명으로 구성된 「상담인회」의 자문을 월 1, 2회 받고있는데 재작년에 한국 신문협회로부터 신문상을 받았다.
끝으로 그동안 본 연재에 귀중한 증언을 해주시고 열렬한 성원을 보내주신 관계인사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민족의 증언』이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계속 지도편달을 부탁드리는 바이다.<『민족의 증언』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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