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의 이상 기온은 울산 공업 용수 저수지의 수위를 7m나 떨어뜨림으로써 고고학계에 뜻밖의 수확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경남 언양 반곡리의 선사시대 암벽각화.
지난 1월 동대 박물관 문명대 교수에 의해 비로소 맨 꼭대기 부분인 무도 인물과 거북이 발견된 후에도 물이 2조나 더 빠지자 폭 8m의 각화면이 드러나 온갖 짐승과 물고기의 「퍼레이드」를 보인 것이다. 이들 동물 그림은 수렵·어렵 시대 사람들에 있어 양식의 주요 품목이요, 그 점에서 박물관다운 자료가 된다. 더구나 그것은 우리 나라에서 발견 예가 없는 신석기 내지 금속 시대의 새로운 유적이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동국대 조사반은 최근 우중에도 조사 작업을 강행했고, 또 국립박물관과 미술 사학회 조사팀까지 합세해 한층 긴박감을 주었다. 물 속에 아직도 굉장히 묻혔다는 주민의 귀띔이지만, 봄비로 인해 수위가 날로 높아가 노출됐던 것마저 다시 잠겨버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