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현주의 소곤소곤 연예가] 네 시간 자는 미녀, 김경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나폴레옹과 처칠, 그리고 KBS 아나운서 김경란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하루에 딱 네 시간만 잔다는 것. 지금도 세계와 역사를 움직이며 뭔가를 이룩한 사람들은 네 시간 수면법을 터득했던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가 아는 그녀, 김경란 아나운서가 달랑 네 시간만 자는 까닭을 알아보자.

"보통 밤 10시 즈음해서 잠이 드는데요. 기상시간은 새벽 2시 반. 샤워하고 화장하고 방송국 출근하면 4시. 이때부터 따끈따끈한 첫 신문보고, 오늘 뉴스 기사정리하고, 제 톤에 맞게 원고 써서 매일 아침 6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뉴스광장'을 준비하죠."

오전 8시에 방송이 끝나면 제작팀과 그 날의 품평을 하고 오후엔 '스펀지''토요영화탐험''열린음악회'스케줄도 모두 소화해 내야한다. 이렇게 새벽 별 보며 지낸 세월이 벌써 3년. 가을 코스모스처럼 여린 외모에 도대체 어디에 그런 철인 28호 같은 힘이 숨어있는 것일까.

"선배들이 저더러 타고난 건강체질이라고 해요. 그런데 사실은 '깡'으로 버텨요. 새벽 2시 반에 일어나기 위해서 알람시계를 세 개 맞춰 두는데 일단 12시에 한번. 그때 잠깐 깨면 앞으로 두 시간 더 잘 수 있다는 행복감이 얼마나 좋은데요. 그리고 2시에, 마지막으로 2시 반에 정신력으로 깨죠."

깊은 숙면이란 그림에 떡인 그녀에게 나날이 느는 기술이 하나 있다. 바로 잠 쫓는 비법! 방송 전 책상에 앉아 뉴스 원고 쓰다가 보면 어느새 스르륵 잠이 몰려오는데 이럴 땐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다른 사람 자리에 앉아 긴장해서 원고를 쓰거나, 입을 계속 움직이기 위해 과자를 먹는다.

"사람들이 제가 보약 먹는 줄 아는데 체질상 안 받아서 못 먹고 대신 아침을 꼭 먹죠. 엄마가 밤에 보온병에 죽 담아두고, 과일 갈아 놓고,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빵을 꼭 챙겨주시는데 여기에 하나 더. 날씨 가늠 안 되는 이른 아침 출근하는 딸을 위해 그 날의 최저기온과 최고기온,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꼭 써주세요."

깡으로, 정신력으로, 엄마의 사랑으로 잠을 이기는 그녀. 한때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인상깊은 광고카피가 있었다. 시대가 변해서일까. 미인은 더 이상 잠꾸러기가 아니었다.

이현주 <방송작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