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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가 부른 대량학살|연합적군파…그들의 괴이한 세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광란의 일본 연합적군파 「린치」로 희생된 임신 8개월의 여대생을 비롯한 9명의 시체가 속속 발굴되고 있는 사실과 함께, 『분파행위로부터 조직을 방어하기 위해 「인민즉결재판」으로 15명을 처형했다』고 밝힌 연합적군파 두목 「모리·쓰네오」(삼항부·27)의 자백은 전세계를 전율케 하고있다.
상식을 초월한 이들의 잔혹하고도 괴이한 세계는 어떤 것일까.

<군율>
『혁명가는 인민전체에 봉사하는 사람이다. 부모형제와의 혈연도 끊고, 「소시민」의 비난이나 비판을 견뎌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혁명가는 「광인」이 돼야한다』-.
이 말은 「모리」의 행동강령이자 연합적군파의 군율의 바탕이기도 하다.
「역군의 병사」가 되려면 반드시 「광인」임을 입증할 사건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은 범죄를 『「부르좌」사회에 대한 고발』이라고 생각, 참다운 인간으로부터 「탈피」하여 「시궁창」에 흔쾌히 몸을 던진다.

<남녀 관계>
지하운동가들 사이에서는 흔히 여자가 『경찰의 앞잡이』일 가능성이 많다 하여 경계를 받지만 연합적군파는 이와는 좀 다르다. 여성간부, 「병사」 또는 부부「병사」도 많이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도피생활을 해 오는 동안, 또는 그들 사이에 전술상 논쟁이 벌어질 경우 『어제의 처와 형제』도 『오늘의 적』이 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또 여성단원이 「여자답게」 행동하거나 여성을 독점하는 것은 이들 세계에서는 『「부르좌」사상과 통한다』고 생각되고있다. 한 간부는 그의 자식을 「아지트」에까지 데려다놓고 산다하여 무참히 처형된 일도 있다.

<비정>
부하들을 차례로 「숙청」하는 「모리」의 비정함은 실로 가공할만하다.
최근 세상을 놀라게 한 「굼마껭」(군마현) 「린치」사건은 그를 비롯한 간부, 「병사」 30여명이 산악「아지트」에서 군사 훈련 중에 벌어진 것이다.
훈련목표는 「오끼나와」반환반대를 위한 오는 4월28일의 수상관저 습격. 그러나 「나까다」(중전효)등 간부들이 「훈련부족」 「무기부족」 「시기상조」를 들어 계획을 연기하자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공개적으로 이들과 맞서 자신의 주장을 버티던 「모리」는 비밀리에 그들을 차례로 처형해 버린 것이다.

<리더>
이번 「린치」사건의 주모자인 「모리」는 연합 지역군파 가운데서도 가장 강경한 투쟁노선을 주장하는 자이다. 결성 당시만 해도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도사리고 있었으나 경찰의 수색작전으로 몇몇은 체포되고, 특히 「요도」호 납치사건 후 수명의 간부가 북괴로 탈출한 후에는 간부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이러는 사이에 「모리」는 『우리에게 당은 필요 없다. 오직 군으로 뭉칠 따름』이라고 강경 노선을 주장, 지난 2월17일 경찰의 대 수색 작전에서 체포될 때까지 두목 격으로 군림해왔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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