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의 닉슨 양보 본사 특파원들이 본 세계의 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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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 국>
【런던=박중희 특파원】미-중공 공동성명에 대해 영국은 조심스럽고 희망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응의 초점은 이번 미·중공 정상회담이 전후 극동의 국제질서를 화해의 방향으로 전환시킬『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가능성』이라는데 역점을 두고있는 것은 이번 공동성명이 어떤 실질적이거나 국제적인 성과를 기록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성과를 약속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후 워싱턴∼북경간의 관계에 비추어 이러한 약속정도나마 적지 않은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는 것이다.
영국의 외무성 대변인도 무엇보다 이들 두 나라의 상호접근을 촉진할 계기를 이룬다는 점에서 이 공동성명의 의의를 환영했다.
더·타임슨 지도 이번 닉슨 중공방문의 두드러진 성과로서 두 거국간의 불신과 공포감이 감소 내지 제거됐다는 점을 들고있다.
지금까지 양국의 대외정책에서 직접적 결정요인을 이루어 온 이러한 상호 적대감의 감소나 해소는 이 지역의 국제관계에서 여러 가지 전환 적 의미를 가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조성에서 대만문제에 관한 미국의 양보가 큰 구실을 했음을 지적하고, 대만으로부터 미군사력의 점차적 철수가 이 지역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킬 것은 분명한 일이다. 또 이는 장개석 정부의 지원을 불확실하게 함으로써 대만 정부 지지 층 안에 협상 파의 세력을 격려해 줄 것이다.
타임스 지나 그 밖의 전문가들은 공동성명의 이러한 약속이『이 지역에서의 긴장이 완화됐을 때』에 실현될『궁극의 목표』라는 점에서는 국제적으로 아주「델리키트」할 수도 있다는데 유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더·타임스는 공동성명이 월남이나 한국에 관해 아무런 상호접근의 기색도 보이지 않았고 그 밖의 아시아·동남아 여러 문제점들에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안겨주지는 않았음을 상기시켰다.
다만 극동에서의 국제질서를 규제하는 하나의 원칙으로서 어떠한 대국에 의한 헤게모니의 장악도 이를 반대한다고 선언한 것은 관계국들에 어떤 희망적인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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