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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거리에 인디문화 조성, 독특한 숍과 예술인 공존하는 장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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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천안 동부역사 맞은 편에 자리한 천안 명동거리. 1970~80년대 불야성을 이뤘지만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하기만 하다.

천안 원도심을 대표했던 명동거리는 천안역과 함께 1970~80년대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루던 중심상권이었다. 하지만 명동거리의 명성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인적은 끊기고 낮에도 정적이 감도는 황폐한 거리가 됐다. 이 일대를 중심으로 천안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문화산업진흥원이 마련한 ‘문화를 활용한 천안 도시재생 세미나’에서 경쟁력을 갖춘 원도심을 조성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

천안시청사 이전과 함께 심각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명동거리. 이 일대를 중심으로 천안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원도심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충남문화산업진흥원(원장 전성환)은 13일 천안역 지하상가에서 국내·외 원도심 활성화 사례와 발전 전략을 발굴하기 위한 ‘한일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천안의 현안 과제인 원도심의 도시재생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문화를 통한 활성화 방안과 구체적인 전략이 제시됐다.

13일 천안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한일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임석빈 ‘따뜻한 마케팅’ 대표는 지역 전문가들로 구성된 ‘천안시 원도심 연구모임’에서 도출된 원도심 마케팅 전략을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임 대표는 천안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최우선 전략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인디문화 조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연구모임을 통해 명동거리 일대를 독특한 숍(shop)과 예술인들이 공존하는 장소로 만들어 홍익대학교 상권과 같은 문화골목·문화상권을 조성하는 도시재생 방식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연구모임은 명동거리에 문화를 접목시킨 상권을 조성할 경우 다른 지역 상권과 차별화 시킬 수 있고 원도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품·가격·유통·판촉 마케팅 전략 필요

경쟁력을 갖춘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문화골목·문화상권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도 제시됐다. 임 대표는 ‘젊은 층을 위한 인디문화’ 조성을 위한 마케팅 방안으로 제품(product)·가격(price)·유통(place)·촉진(promotion) 등 4가지 핵심요소에 대한 마케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품(Product)의 경우 이색카페·보세의류·액세서리·특화서점 등 이색적인 상권을 구성, 상점을 활성화 시키고 큰 규모가 아닌 작은 규모의 가게가 밀집된 곳으로 만들고 프랜차이즈 보다 전문점 위주로 유일성을 강조한 소량 품목 판매에 집중할 것 ▶가격(Price)에서는 젊은 층에게 부담 없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브랜드에 가치를 둔 고품질 상품이 아닌 이색적이고 특이함에 가치를 느끼도록 유도하며 상가 간 묶음 가격 전략 등으로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 ▶유통(Place)에서는 쉽고 편리하게 원도심 상권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교통 접근성이 갖춰진 천안역을 배후로 유입될 수 있도록 편리한 동선 전략을 구성하고 창조·패션거리, 맛집, 이색카페 등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소재를 발굴, 유입 요인으로 적극 활용할 것 ▶판촉(Promotion) 부분에서는 대학생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문이 나도록 바이럴 마케팅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필요하고 참여형 문화를 확대해 이색적인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놀거리·느낄거리를 통해 구매욕구를 높임으로써 시민이나 방문객들이 ‘원도심에 가면 특별한 것이 있다’는 컨셉트 전략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앞서 지역 부동산 전문가를 비롯해 마케팅·문화산업·문화예술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천안역, CGV천안점 마케팅 담당자 등 15명으로 구성된 연구모임은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그 동안의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원도심의 컨셉트를 압축시키고 유동인구 유입의 잠재성(매력성), 상권의 차별성(경쟁성), 실현가능성(적합성)을 지표로 결과를 도출했다.

 임재환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연구원은 “기존의 도시계획 분야 연구용역과는 다른 접근으로 시민들의 수요와 욕구를 찾아 실천·생성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전문가들로 구성한 ‘천안 원도심 연구모임’을 만들어 지난 4월부터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며 “연구모임에서 제시한 내용이 향후 도시재생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도심 활성화 성공 사례

서울 신당창작아케이드

양곡·잡곡·축산물 도소매로 1차 산업의 메카였던 서울 신당중앙시장.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 3대 재래시장으로 손꼽혔다. 특히 1971년 최초로 민간자본으로 문을 연 신당지하상가는 20여 년간 지역 상권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1996년 IMF 이후 쇠퇴하기 시작해 현재 99개 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57개 점포)이 빈 곳으로 남아 있다. 텅 비었던 이 곳이 2007년 이후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곳으로 변모했다. 젊은 예술인들이 모여 신당창작아케이드를 개관하면서다. 골목에는 다양한 예술작품이 걸려 있고 공연을 보기 위한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상인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예술강좌도 마련되면서 활기가 넘치는 시장이 됐다.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

전주 한옥마을과 인접한 남부시장. 생활형 시장은 물론 풍물시장으로서의 기능도 사실상 사라진 이곳 역시 사람들이 몰리는 시장으로 탈바꿈한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5월 청년장사꾼들이 창업한 ‘청년몰’이 시장을 되살렸다. 한 사회적기업이 1년간 청년장사꾼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한 몫 했다. 격주 토요일마다 야시장(1·3주)과 파티(2·4주)가 열릴 때마다 시민은 물론 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침체됐던 남부시장이 생기가 넘치면서 매출이 20% 가량 늘었다고 한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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