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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음악, 음식 어우러진 랜드마크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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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플로리안 리임은 일본에서 일할 때 일본인과 연애결혼했다. 아시아와 인연이 깊다 했더니 “전생에 음악을 좋아하는 동양 황제였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 8일 통영시 도남동에 문을 연 통영국제음악당 준공기념식에서 눈길을 끈 이는 중후한 독일 남성이었다. 경남 지역에 세워진 최초의 클래시컬 뮤직 전용 공연장을 이끌 CEO 플로리안 리임(45)이다.

 국제공모로 새 음악당의 최고경영자로 뽑힌 그는 통영시민의 관심을 받으며 한창 청사진을 그리는 참이다. 첼로 연주자였다가 뮤직 에이전시에서 일한 뒤 오케스트라 매니저를 지내며 음악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세상의 모든 음악을 좋아한다, 그만큼 통영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통영시 도남동에 문을 연 통영국제음악당. [사진 뉴시스]

 - 한국 하고도 남쪽의 작은 도시 통영에 살러 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통영국제음악당에 와봤는가. 멋진 건축물, 환상적인 자연입지, 완벽한 음향 3박자가 절묘하다. 게다가 잘 조율된 통영국제음악제(TIMF)가 매년 열린다. 이렇게 특별한 일터에서 새 출발한다는 건 행운이다. 사실, 아이 셋이 일본 나고야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독일에서 기러기아빠로 있다 보니 아시아로 돌아오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나 통영 간다’ 했더니 ‘아, TIMF 열리는 곳’하며 부러워하더라.”

 - 통영국제음악제와 음악당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인지 모두들 궁금해 한다.

 “그 동안 음악제 청중은 70%가 외지인, 30%가 통영 시민이었다. 그걸 역전시키려 한다. 당장 내년 1월부터 통영시내에 있는 32개 초등학교를 돌며 교장선생님을 만나 음악당에서 계획하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의논하려 한다. 전용공간이 생긴 만큼 음악제 기간 외에도 온종일 음악 관련 행사를 열어 부모가 아이 손잡고 음악당을 놀이터처럼 드나들도록 꾸릴 계획이다. 아이들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귀를 가진 음악애호가다. 그들이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 부모들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돼있다.”

 - 구체적 프로그램이 있다면.

 “봄 시즌인 3~5월에는 통영국제음악제, 국제콩쿠르연맹 총회 및 연주회, 어린이음악축제가 열린다. 7~8월 여름 시즌에는 TIMF 아카데미와 재즈 & 월드뮤직 시리즈가 이어진다. 10~12월 가을 시즌은 클래식 연주회 시리즈,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크리스마스 콘서트 시리즈로 마무리한다. 특히 2016년 국제현대음악협회(ISCM) 세계음악제를 유치했고, 2017년에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신나는 일들이다.”

 - 음악당은 3만3000㎡ 규모다. 1300석 메인 홀과 다목적 공연장 외 부지에서 어떤 활동이 벌어지나.

 “통영에 오면 꼭 가봐야 하는 랜드 마크가 되도록 특화할 것이다. 맛있는 음식이 있는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음식축제를 열고, 크루즈가 들르는 멋진 풍광의 명소로 만들겠다. 음악 말고도 재미있는 행사가 끊이지 않는 곳이 통영국제음악당이 될 것이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플로리안 리임(Florian Riem)=1968년 독일 뮌헨 생. 인디애나 대학 석사학위 취득 뒤 일본 가나자와 오케스트라앙상블 부국장, 남서독일 교향악단 대표, 독일 보덴제 페스티벌 대표를 지냈다. 음악제와 예술공간 운영을 평가받아 지멘스재단 문화상, 슈나이더-쇼트 음악상, 아우구스트-할름 문화상 등을 받았다. 2014년 1월부터 3년간 통영국제음악당 최고경영자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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