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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화제>"동물학 전공덕으로 살아났다"-추락한 페루기 생존자 율리아나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페루」항공기가 추락한 후 11일간, 「아마존」밀림 속을 헤맨 17세 소녀 「율리아나· 케프케」양이 발견되었다는 「뉴스」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추락된 여객기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행운도 그렇지만 독사와 독거미가 우글거리는 밀림 속에서 공포와 고독을 견디며 끝까지 생명을 유지한 것은 그가 동물학에 열중했었기 때문이다.
승객·승무원90명의 생명을 빼앗은 비운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난 「율리아나」양의 얘기는 요행이나 기적이라기보다 가혹한 자연과 싸울 수 있었던 용기와 지혜라고 해석된다.
「리마」에서 살고 있는 독일계 「페루」인인 「율리아나」양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독유학이 결정된 후 「아마존」 상류에서 조류학연구를 하고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어머니와 함께 비행기를 탔었다. 아버지가 있는 「프카르파」상공에 이르렀을 때 비행기가 낙뢰에 맞아 추락했다.
욜리아나 양이 정신을 차렸을 때 기체와 시체가 까맣게 탄채 뒹굴고있는 옆에 엎어져 있었다. 물론 어머니도 간 곳이 없었다.
「율리아나」양은 초등 학교시절부터 동물학연구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었다. 그가 결심하기까지 크게 영향력을 준 것은 남미 산중에서 조류연구에 몰두하고있는 아버지 「케프케」박사의 생활태도였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서 듣고 배운 얘기들이 떠올랐다. 이런 때 「정글」속을 헤매는 것은 죽음의 길을 가는 것이다. 강을 찾아 강 하류로 가야한다는 것이 생각났다.
강을 찾는 길도 어렵기는 했지만 독사나 독벌독충들의 생태와 서식하는 장소를 훤하게 알고있는 「율리아나」양은 상처 없이 강을 찾았다.
강에 띄울 뗏목에는 섬유질이 강한 나무줄기로 묶는다는 방법도 알고있었다. 강 뭍이 깊은데서는 뗏목을 타고 얕은 곳에서는 흡혈어나 거머리를 피해가며 물 속을 걸었다. 그리고 1월4일 「인디오」의 나무꾼에게 발견되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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