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서진 의장실 아직 안 고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입각 7개월만에 부총리로 승격한 태완선 경제기획원 장관은 박 대통령의 연두 순시준비로 분주하다. 휴일인 9일에도 기획원 전 국장급을 10시부터 모아놓고 곰탕으로 점심을 때우며 전임 김학렬 장관이 준비해 둔「브리핑」 자료를 일일이 「체크」하면서 수정 작업까지 곁들여 오후6시 넘어 까지 일을 했다고.
언론계에 대한 신임인사도 전화로 대신했다는 태 장관은 『건설부에서는 현지 공사들을 확인하기 위해 줄곧 출장을 다녔지만 이제는 3차 5개년 계획 때문에 집무실에만 매달려 있게 됐다』고 했다.
보위법이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된 직후 신민당 소속의원 몇 사람이 분풀이로 부순 의장실은 수리도 않은 채 그대로 두고 있는데 사무처에선 예산이 없어 수리를 못하고 있다지만 야당 사람들은『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위층의 지시일 것』이라고 해서 못마땅해하고 있다.
그 동안 신당동 사저에서 집무해오던 백두진 국회의장은 10일 상오 처음으로 의사당에 나와 부서진 집무실을 둘러보았는데 벽에 걸려있던 고 배염씨의 동양화 「설악도」에 흠이 간 것을 보고 『귀중한 미술품까지 손상하다니…』라고 야당태도를 비판.
신민당이 소속 의원들의 외유를 금지시킨데 이어 공화당도 외국에 나가려던 국회 운영위원들의 출국을 정지 시켰다.
현오봉 공화당 총무는 10일 백남억 당의장과 협의를 거쳐 국회 원내 총무실에 나가 있던 윤재명 부 총무에게 전화로 『소속의원들의 해외여행을 보류토록 하라』고 지시했고, 윤 부총무는 외무부에 공화당 의원들의 출국 수속을 보류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 때문에 10일 각 국의 회의 제도 시찰에 나서려던 문창탁 의원 등의 발이 묶였는데, 공화당 의원 중 김창근 김인 의원 등 5명이 이미 출국했으며 앞으로 20여명이 나갈 계획이었다.
일요일인 9일 태릉「필드」에서 공화당 간부들과 대법원 판사들이 모처럼「골프」로 어울렸다.
고재필 국회 법사 위원장의 초청 형식으로 마련된 친선「골프」엔 법조에서 민복기 대법원장과 6명의 대법원 판사가, 공화당에서는 백남송 당의장·구태회 정책위의장·길전식 사무총장·현오봉 원내총무·김진만 재정위원장·권오병·권일 의원 등이 참가.
고 위원장은 『권 의원의 도미환송으로 모이다보니 사법부와의 교환이 됐을 뿐』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