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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2천 여년전 인형부터 세계각처서 연간관객 백만 몰려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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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영국「에딘버러」시에는 아동 시절 박물관이 있다.관장「패트릭· 머리」 씨는 주름살이 무성한 노인인데 애들을 사랑하느냐고 무심코 던진 말에 뜻밖의 반상을 보여준다.「애들에겐 용기가 없어.애들 일에 대해서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고 해본 일도 없어!」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말을 내뱉는다.아동 시절박물관의 책임자라는 사람이 하는 말치고는 지극히 이상하다고 생각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머리」관장은 곧 자기입장을 해명해 준다.『이건 아동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야. 아동시절에 대한 박물관이지.그 점을 잊어서는 안되거든. 』 이렇게 「머리」관장이 아동에 대해서 감정은 아닐지라도 지나간 아동시절의 과거에 대해서 향수적인 것만은 틀림없다.그 자신의 아동시절에 대해서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아동 시절에 대해서도 그렇다.
「머리」씨가 아동 시절 박물관을 운영하는걸 말하자면 「에딘버러」 대신해서 하는 것 뿐이지만 그 시절 「에딘버러」「머리」씨 자신이 짜낸 것이었다.
자기 자신들 아동 시절뿐 아니라 부모들·조부모들 및 옛 조상들의 아동시절에 관한 물건들을 보기위해 해마다 백 만명이란 사람들이 이 박물관을 지나갔다.「머리」관장에 의하면 다른 박물관 사람들은 「머리」 관장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이유야 뻔하지.내가 이걸 해 가지고 굉장히 성공하니까 샘이 나거든. 우리 박물관으로 마구 몰려드는데 자기들 건 텅텅 비어 있을 때가 많은 이유를 알고있지. 그 사람들것은 지난날이나 지금이나 무미건조하기만 하기 때문이야.텅 비어 있는 게 싸지.보통 박물관 사람들은 전·소선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게 아니야. 중요한건 전시품에 대한 해석이란 말이거든. 내가 성공한건 바로 이 점이지 지난전.소품하나하나에 내다보고 해석을 붙여서 내놓거든. 이 박물관에 있는 2만점의 전시품들 속에는 기원전 2천년 때의 인형으로부터 현 우주시대의 기계 경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아동 시절 물건들이 들어있다.
이런 종류의 것으로서 단 하나인 이 박물관도 알고 보면 「머리」관장이 혼자서 수집했던 담배 갑 속의 「카드」와 소년 잡지류 들이 그 첫 출발의 실마리가 되었다 한다.
현재는 세계 각처로부터 끊임없이 보내오는 새 자료를 정리하기에 바쁘다.「머리」 관장이 전,소품자체보다 그 해석이 중요하다고 말한 입장을 잘 설명해 주는 예를 하나 들어 본다.
딱 종이나 물총 따위의 아이들 장난감 무기 수집품 가운데 장치가 되어있는 모의 권총을 풀이한 곤봉에 『세계가 어디를 향해 줄달음 짇치고 있는가를 이미 이 당시부터 제시해준 것으로 볼 수 있는 장치로서…』운운하는 귀절이 있다.
문제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정과 문제사회가 있을 뿐이다 라는 말이 여실히 말해 주듯이 청소년은 가정과 사회가 어떻게 지도하느냐에 따라서 건전하게 성장하고 발달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정신적으로 병들어 결과적으로 그 발달이 왜곡월수도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청소년 지도의 책임이 가정에 있고 모 학교를 포함한 사회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길게 논의할 필요가 없다.
청소년은 그들의 심리적 발달 단계로 보아 격동하는 시기에 있으며,그러기 때문에 청소년 지도는 부모만이 아니라 교육자 그리고 한 사회의 성인전체가 감당해야 할 어려운 과제라는 것도 줄곧 지적되어온 바다.그들은 부모나 사회에서 하지 말라는 일을 고의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충동을 느끼며 되도록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일쑤고 기존의 가치체제나 그들에게 추어지는 속박과 규제에 대하여 반항을 잘하기도 한다.이것이 성인의 눈으로 볼 때에는 「이유 없는 반항」 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장 그들은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찾기 위한 갈등과 혼돈 속에 있기 때문에 그것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몸부림이라고 이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청소년을 잘 지도하는 일이 대단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또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성인들은 가장 손쉽고 안이한 방편을 취하는 경향이 있음을 본다. 그것은 단속이라는 방법에 의하여 청소년의 행동을 극도로 제한하거나 그들의 자율적인 평등을 가장 존중하는 것 같이 방임하였다가 성인의 눈에 거슬리는 일이 있을 때에 가차없이 벌하는 것이다.
이것은 확실히 가장 쉬운 지도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또 한편 성과가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인의 지도책임을 스스로 회피하거나 우리가 해야 할 지도의 기능을 우리 스스로가 포기하는 결과밖에 되지 못한다.단속 l분만에 의하여 청소년의 평등을 규제하기도 어렵거니와 그거 청소년의 적잖은 발달의 때문이다.
가령 단속을 유일한언 경우를 생각해보자 회생을 강요하는 일이기 지도 방법으로 하는 극단적 친구들과 어울리면 불량해지기 쉽기 때문에 또래들과의 접촉을 금지하고 어쩌다 빵집에라도 들어가면 남녀가 사귈 수 있기 때문에 그것도 못하게 하고 등산이나 수영은 위험하기 때문에 아예 산과 들에는 가까이도 못가게 하고 영화나 음악감상은 물론 안되며 학교에서 지시하는 학교공부이외의 다른 어떤 창의적인 탐구도 허용되지 않고 금지되고 단속될 때 청소년들은 그들의 발달과 성장을 희생당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덮어놓고 위험시하거나 범죄시하는 행정적인 입장보다도 그들을 성인이 갈 이해하고 지도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보는 긍정적인 입장이 필요하다.그들에게 무엇을「하지 말라」 고 하기 이전에 무엇을 「하라」 그.그리고 그것은 옮은 일이라고 지도하는 교육과 사회의 긍정적인 차세와 풍토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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