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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올려 달러 절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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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닉슨」 대통령은 미 상하 양원 지도자들과의 회담에서 금의 공정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에 의한 달러 절하를 행정부가 요청한다면 의회가 이를 승인할 것이라는 보장을 받음으로써 달러 절하가 금값 인상 방법에 의존할 것임이 명백해졌다.
한편 이에 앞서 「코널리」재무장관은 「앤드루즈」 공군 기지에서 있었던 기자 회견에서 행정부가 의회에 금값 인상을 제안할 것임을 시준 한 바 있다.
미국은 이러한 금값 인상을 통해 달러를 7 내지 8% 절하할 가능성이 짙으며 「크리스머스」 전에 이를 발표하게 될 것으로 이곳에서 보도됐는데 8%가 절하될 경우 금값은 37 달러 80 센트, 7% 절하면 37달러 50센트가 된다. 이번 닉슨 퐁피두 회담에서 달러 절하가 합의 된데 대해 미국의 의회 지도자, 경제계·학계 및 언론계 등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의회 지도자들은 달러를 금 가격 인상 방법에 의해 절하한다면 필요한 입법조치를 취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뉴요크·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지 등의 경제 전문가들도 국제 통화 위기와 무역 전쟁 해소를 위해 달러 절하가 불가피한 조건이라고 논평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닉슨-「퐁피두」「코뮤니케」가 경제적인 「괌·독트린」이라고 표현, 「닉슨」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 이익을 훨씬 좁은 의미로 정의하여 별로 손해날 것 없는 절하를 단행함으로써 마침내 고질적인 국제 수지 적자와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잡았다』고 평했다.
17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는 10개국 장상 회의는 구체적 평가 조정을 논의할 것인데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가를 인상, 달러를 절하하는 반면 일본 원화 15%, 서독「마르크」12%, 불란서 「프랑」은 2% 정도가 각각 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의회의 태도가 누그러지자 SDR (특별 인출권) 가치 인상보다는 직접 금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을 택한 것 같다.
그러나 10개국 계상 합의가 현안의 통화 조정 문제를 해결한다해도 달러의 금 교환성 회복 문제는 아직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 통화 질서의 앞날은 점치기가 힘들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달러의 금 교환성 문제는 새로운 통화 제도의 핵심 문제이나 「밀튼·프리드먼」 교수 등은 당분간 교환성을 정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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