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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 문제] 천안 신도심 초등학교 예정 용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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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천안지역 신도심 초등학교용지가 취소되면서 인근 학교의 학급 과밀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봉중 왼쪽으로 학교건립이 취소된 (가칭)비봉초 예정 부지.

천안 신도심에 마련된 초등학교 용지가 잇따라 주택용지로 매각됐다. 교육청의 학생수요예측 결과 학교설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학교 용지가 취소되면서 인근 학교들이 과밀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청은 교실증축이나 증설로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일부 지역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건립이 취소된 신방통정지구와 아산신도시 불당동 일대 초등학교용지와 인근 학교의 학생수용 현황을 알아봤다.

신방통정지구에 새샘초 한 곳뿐

천안시는 지난 7월 신방통정지구 체비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공동주택부지(1만2212.5㎡)를 매각했다. 이 부지(한성필하우스 아파트 단지 옆)는 당초 초등학교용지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천안교육지원청이 학생수용예측결과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2곳으로 예정된 초등학교용지 중 한 곳의 학교용지 매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천안시에 전달했다.

천안시는 이에 따라 2008년 12월 학교용지를 공동주택부지로 바꾸기 위해 실시계획을 변경, 매각절차에 들어갔다. 이 곳은 향후 340세대의 공동주택(2012년 10월 277세대에서 340세대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황천순 천안시의회 의원이 인근 학교의 학급 과밀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황 의원은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행정·교육기관의 빗나간 수요예측으로 신방통정지구에 있는 새샘초등학교가 학급 과밀화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황 의원은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 있고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적은 전세 입주자들인 점 ▶절반이 넘는 63%의 용지가 건축물이 들어서지 않은 점 ▶가구 수 제한이 완화 될 경우 원룸, 다세대 주택이 들어선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황 의원은 “학교부지를 공동주택용지로 매각하면 그만큼 인구가 늘어나게 되고 나머지 건축물도 들어서 완벽한 도심기능이 갖춰질 경우 현재 신방통정지구에 있는 모든 학생을 새샘초에서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다음 학교를 신축하려 해도 용지가 없어 지구 밖에 지어야 하고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용지가 공동주택용지로 매각되면서 신방통정지구에는 새샘초 한 곳만 남아 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새샘초만으로 학생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며 황 의원이 제기한 우려를 일축했다.

새샘초는 지난 2010년 개교했다. 학급 과밀화를 감안해 23학급으로 지어졌지만 7개 학급을 추가로 증설해(건물 신축 아닌 자체 교실 확보) 30학급까지 갖출 수 있다. 학생 수는 2012년 435명에서 2013년 607명으로 늘었다. 학급 수 역시 2012년 15학급에서 2013년 23학급으로 8학급이 증가하는 등 개교 당시 학급 수에 맞게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천안교육지원청은 학생수용계획상 2014년의 경우 3학급에 85명이 추가로 늘어 지난해 보다 학생 수와 학급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이후 학생 수가 더 늘어날 경우 학교 건물을 증축해 교실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불당동 초등학교 2곳 포화상태 되나

신방통정지구 말고도 학급 과밀화 우려는 아산신도시 천안 불당동에도 제기됐다. 현재 천안 월봉중학교 옆 학교용지에 대해 천안교육지원청이 매입 불가 의사를 내비치면서 용도가 변경됐다. 학교 건립계획이 취소되자 인근 학교는 수 차례 증축을 통해 학생들을 수용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008년부터 (가칭)비봉초 설립과 관련, 천안교육지원청과 협의를 진행했고 ‘저출산에 따른 학생수요가 없다’는 교육지원청의 의견에 따라 천안시와 협의해 2010년 9월 실시계획을 변경, 도시형생활주택용지로 용도를 바꿨다.

신방통정지구 한성필하우스 아파트 단지 옆 공터. 학교 용지에서 공동주택용지로 변경돼 아파트가 들어선다.

 하지만 학교설립계획이 없어진 이듬해부터 인근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1년 Y시티 아파트(아산시 배방읍 1479가구) 거주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민원으로 아산교육지원청이 협조를 요청했고 170여 명의 학생이 천안 서당초로 다니게 됐다. 서당초는 증축을 통해 4학급을 늘려 42학급 규모에 1211명(2013년 4월 1일 기준)의 학생을 수용했다. 서당초는 앞서 2005년에도 인근 아파트 단지(불당동 한성필하우스·대원칸타빌·호반리젠스빌·한화꿈에그린) 입주로 인한 학생 수 증가로 8학급을 늘린 적이 있다. 서당초는 아직까지 추가 증축 계획은 없지만 학생 수가 예상 밖으로 늘어날 경우 다시 증축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부지와 시설규모, 학생 수 등을 감안할 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인근의 또 다른 학교인 불당초는 자연적인 학생 수 증가로 더 이상의 증축을 할 수 없는 포화상태다. 2005년 7학급을 늘렸고 2006년 3학급, 2007년 3학급, 2009년 2학급 등 개교 후 무려 17학급을 추가 증축·증설했다. 학생 수는 1619명(2013년 4월 1일)으로 천안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월봉초(1540명)를 넘어섰고 학급 수도 55학급에 이른다. 이 학교는 더 이상의 학생 수용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14년 학급당 적정 학생 수 기준이 30명으로 줄어들 경우(현재 31명) 포화상태인 불당초를 비롯해 서당초와 새샘초의 학생수용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박성숙 천안교육지원청 학생수용팀장은 “건물을 증축하면 학생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고 불당초처럼 서당초는 아직 포화상태가 아닌 데다 향후 이 지역 학생 수가 3년간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가칭)비봉초 건립 취소로 인한 과밀화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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