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 온상 타이군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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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타놈·키티카촌」은 「방콕」사관학교를 나와 줄곧 직업군인으로 일관한 태국군벌의 1인자. 55년에 입각, 57년에 국방상의 자리에 올랐다. 이듬해엔 수상이 되어 대권을 잡았다.
태국사회에서 가장 조직화되고 근대화된 것이 군이기 때문에 군은 유일한 지배 「엘리트」층을 형성하고 있으나 동시에 이 나라 부패의 온상이기도 하다.
태국의 정치는 경제적인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관직독점의 경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이것은 누가 군벌의 총수가 되느냐의 경쟁으로 나타났다.
태국군벌의 계보는 대체로 「핀·파오」계, 「피분」계, 「사리트」계, 「사와이·참난」계, 「추앙·프라윤」계 등 여럿이 있었으나 현재는 「타놈」계로 흡수되었다.
군벌의 총수와 그 족벌은 이 나라의 경제권을 독점한다. 특히 각종생산업체의 주식을 독점, 최고 경영직을 장악하고 금융·무역·운수·유흥업체·토지와 용역사업을 장악한다. 군벌이 전체국부의 90%를 독점하는 셈이다.
제1차 「타놈」정권만 해도 전 각료 37명 가운데 군인이 27명이나 되었다. 57년의 통계에 의하면 생산업체·농산·금융·방위산업·운송·개발사업 등의 업체 약80여개를 군벌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군벌들은 이 이권을 독점 또는 분할지배하기 위해 툭하면 정쟁·「쿠데타」또는 타협을 했고, 태국정치사를 수놓은 「쿠데타」의 연속은 모두가 부패한 군부지배층내부의 세력다툼이었다.
때문에 국민들은 정치와 혜택의 영역에서 완전히 소외당해왔고 정권의 교체가 사회변동을 의미한 적은 없었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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