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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러쉬 경제관계 정상화 7개 현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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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공이 「닉슨」대통령의 방문 결정에 이어 유엔에도 가입, 일약 국제무대에 데뷔하자 일본정부와 재계는 중공접근 무드에 들떠 있다. 좌등 수상은 지난날 일본이 중국에서 저질렀던 죄과를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이는가 하면 일부 기문들은 대만에서 재빨리 손을 때고 대 중공 교역 루트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일본과 중공은 국교가 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교역을 활발화 하는 등의 경제관계를 개선하는데 있어서는 해결해야 할 많은 장애요소들이 남아있다. 일본·중공의 경제관계 개선에 선행돼야 할 현안 과제물을 외지에서 간추려보면-.
▲수출입은행자금사용=일본정부는 대 중공 플랜트 연불 수출에 대한 정부 자금 사용을 금지해 왔다.
최근 전 중 통산상은 길전각서의 무효화를 밝히고 정부자금인 수출입은행대금을 대 중공교역에 사용할 것을 신청해오면 케이스·바이·케이스로 긍정적 검토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길전 전 수상의 서간인 이른바 길전 각서는 64년 장개석 총통에게 일본정부자금을 대 중공교역에 사용치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태도변화와는 달리 자유중국 측은 길전각서 화일조약의 보완문서라고 생각하고 있어 화일조약과도 관련하여 아직도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
▲대 중공 무역차별=일본은 수출입은행 자금사용 외에도 COCOM(대 공산권 무역 통제위)에 의한 수출제한, 수입관세의 격차 및 식육수인금지 등의 대 중공차별조치를 지금까지 취해왔다.
최근에 COCOM의 금수품목은 점차 완화되고 있고 GATT(관세무역일반협정)가맹국이 아닌 중공에 대한 수입차별관세품목도 줄여가고 있지만 아직 최혜국대우는 실현되지 못하고있다.
특히 일본정부가 대 중공 교역을 본격화하여 차별정책을 해소하려해도 중공산 싼 제품 공세에 대한 일본국내의 반발이 강력히 대두될 우려가 있기도 하다.
▲원화결제=일·중공교역의 결제는 파운드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파운드가 국제적으로 약세통화이기 때문에 일·중공은 69년부터 일본의 수출은 원화로, 수입은 중공원화로 표시하되 파운드로 결제할 것을 교섭해 왔지만 아직도 타결을 못보고 있다.
중공의 원화는 동정환율제여서 안정되어있으므로 세계30여 개국과 원화 표시·원화 결제를 하고 있는데 원화 결제가 일·중공간에 채택되면 쌍방의 은행이 서로 구좌를 설정해야 되며 이에는 서로가 신뢰감을 가질 수 있는 국교정상화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주4원칙=일본기업들이 가장 당황하고 있는 것은 작년4월 중공수상 주은래가 발표한 주4원칙이다.
이 4원칙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친 중공상사를 제외한 전일본의 기업들이 모두 해당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에 주4원칙이 나오자 일본 기업들은 중공의 태도를 관망하면서 한국 및 대만과의 관계를 가진 기업들도 별다른 뚜렷한 태도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망태도는 미·중공 접근과 중공의 유엔 가입으로 급선회하기 시작하여 약삭빠른 기업들은 대만에의 기 투자액을 빼오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한일 협력위에 불참할 것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주4원칙을 내세운 중공이 필요한 기업은 받아들이고 같은 케이스라도 필요치 않을 대는 이를 배척하고 있어 일본기업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투자=일본의 대 대만 민간투자는 52년부터 70년까지, 8천9백만 불에 달했으며 작년한해만도 2천8백53만 불로 피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왕성한 투자열이 금년부터 중공의 국제무대 등장으로 갑자기 냉각하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 산업계가 1천4백만 명의 대만시장보다 8억의 중공시장에 더 매력을 느낀 결과다.
중공은 대만 투자분에 대해 과거의 것은 문제삼지 않겠다고 선언, 신규 투자를 막고 있으며 이에 굴복하여 삼릉, 동면, 일상암정 등 대 상사들이 대만으로부터 발음 빼고 있다. 다만 샤프, 탕천전지, 부사중공은 중공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항공노선설정=일본항공, 전일공 등 일본의 항공업계는 유럽과 일본을 잇는 최단의 황금노선인 중공본토 노선 설정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미 「파키스탄」, 불란서, 이태리, 「캐나다」등이 진출하고 있거나 교섭중이며 미국의 팬아메리컨도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을 보고 일본 항공업계 가 중공에 들어가는데도 두 가지 문젯점이 잇다. 하나는 일·중공 국교가 없다는 점, 또 하나는 상호주의에 입각, 중공기의 취항을 허락해야 된다는 점이다.
▲배상문제=2차 대전 직후 장개석 총통은 패전국 일본에 대해 배상을 포기하는 온정을 베풀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장 총통의 결정을 중공정부에까지 인정해 달라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중공은 8년간의 대일 항전으로 1천만명의 생명과 5백억 불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좌등 정부가 50억 불의 배상을 제의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일·중공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이 문제도 청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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