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 7개월째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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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올랐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4% 이상 오를 수도 있다고 5일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달보다 0.6%,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5.2%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오르고 있다.

한은은 설 이후 과일.채소.고기 값은 떨어졌지만 석유 등 수입 원자재 값이 많이 올라 지난달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공산품(1.1%)과 서비스(0.3%)가 오름세를 보인 반면 농림수산품(-2.7%)은 큰 폭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는 것은 공장 등에서 도매상에 전보다 비싼 값으로 물건을 팔았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1~3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朴총재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안감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반기에 4%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3.8%, 2월 3.9%를 기록해 4%에 육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전망치(3.4%)를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朴총재는 "이라크 전쟁이 일찍 끝난다면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지고 물가 오름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朴총재는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과 달리 4%대로 떨어지더라도 금리 인하로 대응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북핵.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려도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게 朴총재의 생각이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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