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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어컨 '코리아 强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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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전자업체들이 첨단 디지털 기술과 공기청정 시스템을 채용한 에어컨으로 세계 가전시장 석권에 나섰다.

이를 위해 국내 업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 냉공조기 전시회(CLIMATIZATION 2003)에 참가해 '친건강','친환경'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끌리마띠자시옹 쇼'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의 냉온기 및 공조기기 전시회다.

이번 행사엔 최근 급속히 시장을 넓혀가는 국내업체들을 비롯해 캐리어.후지쓰.다이킨.미쓰비시.파나소닉 등 전 세계 1천여개 업체들도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술과 시장을 탐색했다.

◇ 세계 일류에 도전하는 국내업체들=이번 전시회에선 에어컨 부문에서도 세계 정상을 노리는 국내 업체 간의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입구 쪽에 95평 규모의 부스를 확보해 음이온 발생 및 미세 먼지 제거, 산소 발생 기능 등을 갖춘 50여종(10개 제품군)의 에어컨 모델을 전시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공기 흡입구를 기존의 앞쪽 대신 위쪽으로 배치하고 운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발광 다이오드(LED)창을 다는 등 외관을 깔끔하게 처리한 벽걸이형 에어컨을 대표 상품으로 선보였다.

이 회사 시스템 가전사업부 마케팅팀장 이돈주 상무는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에어컨에 에너지 효율 등급 부착을 의무화해 절전형 에어컨 제품 개발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한대의 실외기에 두 대의 에어컨을 작동할 수 있는 '투인원(2in1)' 모델을 비롯해▶냉방과 온방기능을 함께 갖춘 복합제품▶사람이 없는 무인시설을 냉방할 수 있는 무선기지국용 에어컨 등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산소발생 에어컨과 음이온이 나오는 플라스마 필터를 장착해 살균력을 크게 향상시킨 모델 등을 대거 출시했다.

이 회사 유럽 지역 백색가전 영업단 배광수 과장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산소 발생 에어컨을 선보인 기술력이 널리 알려진 덕인지 적지 않은 고객들이 상담을 해갔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전시회 통해 크게 홍보와 마케팅에 주력했던 부문은 바로 시스템 에어컨. 시스템 에어컨은 실외기 한 대에 두 대 이상의 실내기(에어컨)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상업용 제품이다.

올해 전 세계 시장이 1백1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커지고 있어 전 세계 에어컨 메이커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첨단 가전 제품이다.

LG전자의 경우 이번 전시회에 한 대의 실외기로 최대 12대의 실내기를 연결할 수 있는 '멀티V' 제품을 새로 손보였다. 전시회 책임자로 참가한 LG전자 노환용(에어컨 사업부장) 부사장은 "멀티V에어컨은 3세대 에너지 절약 공법인 '인버터' 기술을 채용해 종전 제품보다 많게는 32%이상 절전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앞으로 7년 동안 2조원을 시스템 에어컨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을 계획을 마련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 초 까다로운 고객으로 꼽히는 중동의 카타르 왕궁에 시스템 에어컨 공사를 따낸 것을 계기로 중동과 유럽 지역의 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친환경.친건강이 화두=이번 전시회에선 단순한 냉방 성능 경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건강과 환경을 챙기려는 업체들 간의 움직임도 뚜렷했다.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듯 환경 파괴 오염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제품, 공기 청정기능 복합기기, 살균 및 멸균 기능을 강화한 제품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대거 쏟아져 나왔다.

일본 파나소닉은 산림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음이온 기술(이온 프레시네스 공법)을 채용한 제품을 내놓았다. 후지쓰도 전기집진 기능(플라스마 에어로 V기술)을 부착해 먼지를 태워 없앨 수 있는 에어컨 제품을 선보였다.

환경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환경오염을 크게 줄이는 신(新)냉매 경쟁도 치열했다.

세계 최대의 냉방기 메이커인 캐리어는 오존층 파괴를 하지 않고 전력 사용도 크게 줄이는, 신냉매인 'R410A'를 채택한 가정용 에어컨을 선보였다. 또 국내업체 중엔 LG전자가 환경친화 냉매인 R-407C를,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오존층 파괴를 줄이는 'CFC-프리' 냉매를 사용한 제품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한편 미쓰비시는 도서관 내보다 더 소음도가 낮은 22데시벨(dB)의 가정용 초저음 에어컨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마드리드(스페인)=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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