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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은 무한자유라는 클래식 음반업계 '황금 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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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필라바키는 한국유니버설이 ‘360도 비즈니스’의 톱이라 했다. [유니버설 뮤직]

시각 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를 무명 가수에서 세계적인 스타 성악가로 키운 기획자, 지휘자 정명훈과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함께한 앨범 ‘종교적 아리아’를 500만 장 팔아치운 프로듀서. 코스타 필라바키(62) 유니버설 뮤직 부사장은 음반 산업계에서 ‘황금 손’으로 불린다. 지난 40여 년 어떤 연주자와 무슨 음반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A&R(Artists and Repertoire) 분야에서 동물적 감각을 보여줬다.

 2년 전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유니버설 산하 클래시컬 음반 레이블인 도이치 그라모폰과의 계약을 성사시켰던 그는 “112년 전통의 도이치 그라모폰이 선택한 첫 한국 오케스트라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며 “애호가뿐 아니라 비평가들도 호평해 어깨가 으쓱했다. 내가 한국인이었다면 더 자랑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음반 시장이 갈수록 어렵다며 위기를 말하는 이들이 많다.

 “세상 일이 빠르게 변하듯이 이쪽 분야도 마찬가지다. 유니버설 뮤직그룹은 ‘360도 비즈니스’ 전략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고 있다. LP의 리바이벌을 포함한 전통적 음반 제작(레코딩 비즈니스)은 물론 음악가 라이브 공연(콘서트 비즈니스), 하이 피델리티 퓨어 오디오(HFPA), ‘MQS’나 USB 음원 등 새 매체 개발, 아트 상품 제작 등 음악을 둘러싼 전방위 사업으로 큰 힘을 얻어가는 중이다.”

 - 한국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360도 비즈니스’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먼저 실행하고 에너지 넘치게 성공한다. 한국인은 새로운 음악에 열려 있고 즐길 줄 안다. 젊은 청중을 끌어들이기 위한 ‘피크닉 클래식’에서도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실천으로 무대를 빛내고 있다.”

 - 오늘날 ‘고전음악(클래시컬 뮤직)’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모차르트나 베토벤 같은 옛날 작곡가의 음악만이 고전일까. 아니다. 시각을 넓혀보면 지금 30~40대 현대 작곡가들이 창작한 아카데믹한 곡도 고전음악이다. 현대음악으로 꾸며진 음악회도 매진되는 사례를 보라. 지금 살아있는 음악은 모두 클래시컬 뮤직이라 할 수 있다.”

 - 한국 음악가들 중 기억에 남는 이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소프라노 조수미는 모두 최고 뮤지션이다. 젊은 피아니스트 김선욱,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도 인상적이었다.”

 - 미래 음악도들에게 조언 한마디.

 “고전음악 분야는 대부분 이른 나이에 고된 훈련을 시작하기에 좁은 테두리에 갇히기 쉽다. 모든 영역에 자신을 열어두고 넓게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하라. 상상력은 무한자유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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