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구주신문업계의 혁명|4대지 공통지면발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구주신문업계에 제작상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지는 지난 15일자 6면에 다음과 같은「광고기사」를 게재했다.
『1972년 2윌 23일 구주의 신문발행 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가지 일이 시작된다. 이날 「더·타임스」(런던) 「르·몽드」(불·파리) 「라·스탐파」(이·로마) 및 「디·벨트」지(서독·함부르크)는 그들의 창간 역사상 처음으로 16면의 공통지면을 발행한다…』
구주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각기 중요위치를 차지하는 이들 네 나라에서 또 한결같이 으뜸가는 위치에 있는 4대 고급 지들이 16면이나 되는 공통내용지면을 공동제작 하여 동시에 게재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들 4개 신문이 72년 2월23일 처음으로 공동게재 하는 「시리즈」의 「테마」는 『1975년의 구주』.
제1회분의 16면은 「르·몽드」지의 편집부국장 「피에르·드루엥」씨의 지휘하에 4개지에서 차출되는 기자들과 필요에 따라 외부저명인사의 공동작업으로 제작되며, 그후나머지 신문사들이 돌려가며 편집책임자를 내어 계속 공통지면을 제작하게 된다.
「더·타임스」사가 처음 제의하여 빛을 보게된 공통지면제작에 관해 4개지 대표들이 지난달 「파리」에서 5일간의 회의를 연 끝에 매듭지어졌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적자운영을 하고있는 「더·타임스」지가 처음 제의한데 미루어서 대중지에 몰리고있는 이들 고급 지들이 경비절약과 광고수입 증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영상의 필요 때문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구미에서 적자운영 때문에 신문·잡지가 폐간 또는 폐합되는 경향이 부쩍 늘고 있다. 몇 해전 일이지만 「뉴요크」의 「헤럴드·트리뷴」지(지금은 폐간)와 「뉴요크·타임스」지가 「파리」판으로 피나는 경쟁을 하다 결국 서로 견디다 못해 「헤럴드·트리뷴」 「뉴요크·타임스」 「워싱턴·포스트」지 3개 사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이란 제호 하에 3사 공동 판을 발행하게 됐다. 또 최근에는 「르·몽드」지가 영국의 「더·가디언」지와 합작, 영문주간 판을 「가디언」과 「르·몽드」공동제호 하에 합판을 내고있다.
4개 신문이 내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약 1개월의 간격을 두고 기획기사를 공동제작, 발행하게 되면 「더·타임스」의 경우 연간 약13만5천 「파운드」(약1억2천9백20만원)의 추가 광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보고있다.
만약 1개월간격의 공동제작·발행실험이 성공을 거두면 그 빈도 수가 잦아질 전망도 보이며 결국 영국의 구주공동시장(EEC)가입 후에는 구주통합기운을 고조시키고 나아가서는 신문판매시장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제작상의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4개지가 모두 특이한 개성을 지닌 고급 지인 만큼 편집내용과 집필자선택, 국가이익의 고려, 언어상의「뉘앙스」등 극복해야 할 점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 4개지의 총 부수는 1백40만 부이다. <김지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