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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맨션·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우리 나라에 본격적인 「맨션·아파트」가 세워진 것은 작년도 대한주택공사의 한강「맨션」 건설로 비롯되었다. 「맨션·아파트」란 정의는 온수난방시설이 완비되고 수세식 변소에 목욕시설이 구비된 「아파트」를 편의상 가리켜 말한다.
「아파트」가 단순히 주거문제의 해결뿐 아니라 안락하고 쾌적한 생활의 보금자리가 되며 그 관리비용이 단독보다는 싸게 들게 한다는데 「맨션·아파트」의 의의가 있다.
한강 「맨션」의 경우 25평∼55평까지 7백 가구를 공모했는데 완공되기 전에 입주신청자가 몰려와 대한주택공사의 「맨션· 아파트」건설은 성공을 거두었다. 한때 『주택난 해결을 위한다는 국책회사인 주택공사에서 호화로운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는 비난이 있었으나 그 때까지 「딜럭스」판 「아파트」가 없었던 실수요자의 구미를 끌기에 족했다.
또한 단독주택에서 온수난방시설을 관리해본 수요자는 얼마나 관리비가 비싼지를 너무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공동관리로 된 중앙집중식 온수난방시설을 갖춘 「아파트」에의 꿈이 컸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밀어닥친 입주자들은 대개 고급공무원 또는 중산층 이상의 문학시설을 즐길 수 있는 수요자였다.
「아파트」단지도 지금까지 서울에서 처음 보는 모습으로 주위가 완전 포장되고 가구당 주차장이 있으며 소규모의 어린이공원을 설치, 몇 개의 오락시설도 구비해놓아 생활의 편리를 도모케 했다. 그러나 외국의 예로 볼 때는 이러한 「아파트」단지 시설은 참으로 빈약한 것이 아닐 수 없다. 7백가구나 되는 단지 안에 「풀」장 하나 갖추어 있지 않으며 사방이 「아스팔트」뿐 녹지·공원시설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입주완료 한 달만에 「프리미엄」이 2백만원∼3백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이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우리 나라 「아파트」가 역사상 최고 유일한 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프리미엄」은 지난 3월까지 계속 32평짜리 4백10만 원의 입주가격 「아파트」가 6백7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여의도 「아파트」 1천5백30가구가 공모, 건설되자 「프리미엄」이 떨어지기 시작, 4월부터는 매매행위가 거의 중단상태에 이르고있다. 현재는 입주자가 내놓은 가격은 입주원가보다 70%∼80%를 더 붙여 부르고있다(▲27평=5백50만원∼6백만원 ▲32평=6백50만∼7백만 ▲37평=8백∼9백만원 ▲51평=1천2백만원 이상).
「맨션·아파트」에서 생활해 본 수요자들은 관리비지출에 한때 비명을 올렸다. 평균 한 달에 관리비만 l만2천원 가량이 든다. 그러나 실제 이 비용은 단독 주택의 난방시설비보다는 절반이장 싸게 드는 것이다.
한강 「맨션」이 인기를 끌자 민간업자가 「맨션·아파트」 건설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제 『「아파트」는 온수 난방시설로 「딜럭스」판 「아파트」를 세우지 않으면 안 나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되었었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불과 1년 사이에 4천여 가구의 「맨션·아파트」가 세워졌다. 1천6백 가구의 서울시 여의도 「아파트」를 비롯, 연세생산성「맨션」·선아·남한강·서서울, 그리고 「피어선」·대성·한강「골든」 등이 각각 「맨션·아파트」로 세워져 입주자를 부르고있다.
그러나 「라멘」구조·온수난방시설 및 「엘레베이터」까지 갖춘 「맨션·아파트」는 서민용은 말할 것도 없이 중산층에도 가격이 너무 비싸다. 민간업자가 세운 「맨션 아파트」는 중심지에서 가까운 곳이 평당 18만원∼20만원, 16평짜리가 3백만원.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세운 여의도 「아파트」도 평당 14만원, 20평짜리가 2백80만원이나 된다.
연세생산성 「맨션」은 2백10가구 분의 「아파트」(28명∼70평짜리)가 세워졌으나 입지조건이 좋지 않아 완성된 지 4∼5개월이 지나도록 35%의 입주실적 밖에 못 보이고있다.
지난2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여의도 「아파트」는 15평과 20평짜리는 전혀 「프리미엄」이 없고 40평짜리가 70∼80만원 호가되고 있으나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15평=2백60만원∼2백17만원 ▲20평=2백70만원∼2백84만원 ▲30평=4백10만원∼4백31만원 ▲40평=5백54만원∼5백82만원). 한강「맨션」도 현재 완전매매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 대신 전세행위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70%∼80% 입주가격보다 더 올려 내어놓은 입주자들이 매매가 안 되자 전세방법을 택한 때문이다.
전세가격은 대개 매매가격의 50%선을 유지하고 있다. 32평짜리 「아파트」의 전세가격도 보통 3백만원∼3백50만원. 민간업자들이 건설한 「맨션·아파트」는 관리 유지에 신빙성이 희박하여 대한주택공사나 서울시에서 지은 「맨션」보다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곳곳에 세워진 「맨션」은 올해 하반기 들어 특히 입주자를 못 구해 허덕이는 실정. 『몇 차례의 광고를 내고 분양신청을 공고하고 있으나 입주신청이 30%이상이 넘지 않는다』고 S「아파트」 회사의 직원은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이상적인 고급「아파트」단지를 만들려고 착수한 영등포구 반포동의 대한주택공사 남서울「아파트」도 예상했던 거와 달리 입주자 신청이 30%에도 미달되어 건설공사에 차질을 가져올 위협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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