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병원급으로는 처음 …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펼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인증을 받은 천안우리병원 김동근 병원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의료기관인증서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천안우리병원이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원급 의료기관으로는 충청권 최초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인증을 받았다. 환자와 보호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우리병원은 인증을 받기 위해 기본가치·환자진료·행정관리·성과관리체계 등 4가지 기준을 만들어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의료기관인증 과정과 성과, 특화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글·사진=강태우 기자

천안시 성정동에 사는 이효정(53·가명·여)씨는 얼마 전 어깨 인대 손상으로 우리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의료진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이번 말고도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병원에서 하는 대로 자신의 몸을 맡긴 채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수술이나 입원 시 의료진의 일방적인 설명에 이해하지 못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던 이전과는 달리 우리병원의 수술이나 입원과정은 달랐다. 이 병원은 수술 전 마취에 앞서 의료진이 ‘타임아웃’을 시행한다. 의료진은 환자 상태와 인적 사항을 환자에게 직접 확인하고 아픈 곳과 수술 부위가 정확한지 다시 한번 체크한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일치할 때 비로소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간다. 이씨는 “가끔 의료진의 착오로 환자의 멀쩡한 곳을 절개했다가 재수술을 해 물의를 일으키는 병원이 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면서 “저런 상황이 나에게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면 섬뜩한데 이 병원에서는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웃었다.

자동 약 포장, 바코드 시스템 도입

우리병원은 ‘타임아웃’ 말고도 수술 부위를 환자의 몸에 표시해 병동에서 수술실로 환자를 인계 받은 의료진이 다시 재차 환자 정보와 몸 상태, 수술 부위를 확인하는 ‘수술 전 수술 부위 표시 지침(op site marking)’을 규정화 해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투약 오류를 막기 위해 자동으로 약을 포장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특히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검체(혈액 등 검사에 필요한 시료)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검체 용기에 바코드를 붙여 환자 정보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수기로 인해 같은 이름이나 이름이 바뀌어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환자가 사용하는 워커나 휠체어 등 보조기도 정기적으로 점검, 수리해 환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매달 낙상발생률을 체크, 이를 프로그램화 해 주기적으로 공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자의 알 권리를 비롯해 진료권·자기결정권·비밀보호권·피해구제권 보호를 위해 간호사가 입원 전후 환자들에게 재차 설명하고 개선카드·친절카드를 비치해 병원시설이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듣고 개선하는 전담부서도 만들어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예약 환자 바로 진료 … 대기시간 단축

이처럼 환자와 보호자는 진료에서부터 입원, 수술까지 모든 절차를 의료진에게 안내 받으며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을 통해 치료과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대기시간을 단축해 호평을 받고 있다. 예약 환자의 경우 접수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자신이 예약한 과로 이동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 대기시간을 이전보다 무려 30분 이상 단축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 밖에 우리병원은 환자뿐만 아닌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독감이나 B형 간염 환자를 접촉하는 부서 직원은 물론 전직원에게 무료로 예방주사를 접종할 수 있도록 했고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1년 마다 특수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또 합리적인 인력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사계획과 임용, 교육 등에 필요한 내용을 규정화 하고 정기적인 인사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기고 있다. 병원 운영에 필요한 비전을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선정, 직장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도록 했다. 경영진은 의료기기 구입이나 신약과 같은 중요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직원을 참여시켜 투명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화 했다.

 김동근 병원장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는 시대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같은 시점에서 우리병원의 의료기관인증은 환자의 안전과 서비스 질 향상 등 환자 우선의 의료서비스 체계를 만들었다는 점, 의무가 아닌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