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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사랑의 묘악 여주인공 김복희·이귀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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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3일부터 사흘동안 서울시민회관 무대에 올려지는 「드니젯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여주인공 「아디나」로 분하는 김복희·이귀임씨는 이 「오페라」의 경쾌하고 낭만적인 아름다움에 매혹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49년과 63년에 이대 음대를 졸업한 이들 선후배는 10년 이상의 나이 차를 넘어 19세기 「이탈리아」의 시골에 살았던 한 농장주의 어여쁜 딸로 똑같이 노래하기 위해 허리가 잘록한 「이탈리아」의 민속의상을 차려입고 있다.
『처음엔 나 자신의 소리가 「릴릭·코르라투라」를 요구하는 이 「오페라」에 안 맞을 것 같아 망설였는데 연습하는 동안 완전히 <사랑의 묘약>속에 끌려들어 갔어요.
우리 나라 관객은 비장감이 있는 「오페라」를 좋아하고 희가극엔 익숙해있지 않지만 이 「오페라」는 「리드미컬」하고 재미가 있어 대사만 잘 전달된다면 청중 누구나가 즐길 수 있을 거예요.』 22년 전 「카르멘」 역으로 「데뷔」했던 김복희씨는 그 때만해도 상대역 이인선씨가 15년 연상이었는데 지금은 함께 사랑하는 박성원·주염돈씨보다 자신이 10년 연상이라면서 나이가 어울리지 않는 앳된 얼굴로 웃는다.
김복희씨는 『카르멘』외에 『왕자 호동』(62년) 『돈·조반니』(62년) 『루치아』(64년) 등에 출연했고 서울과 미국의 「카네기·리사이틀·홀」에서 70년과 71년에 두 번의 독창회를 가졌었다.
이귀임씨는 『라보엠』(67년)과 『원효대사』(70년)에서 착실한 성장을 보여온 유망주로 『대 선배와 「더블·캐스트」로 출연하게된 이번 「오페라」에서 특히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노래 뿐 아니라 노래를 대하는 자세에서 감명을 받았어요. 6시 연습이다 하면 10분전엔 나오셔서 6시부터는 소리를 낼 수 있게 준비하고 계시거든요. 모든 「오페라」 단원이 「리드」당해서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김복희씨는 「오페라」 연습도중 건강이 나빠지자 「오페라」 단장인 김자경 교수의 엄명으로 할 수 없이 생전 처음 침까지 맞았다면서 『즐겁고 「코믹」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고통』을 들려준다.
농장주인의 딸 「아디나」를 사랑하는 마을청년 「네모리노」와 하사관 「벨코레」, 순진한 「네모리노」에게 포도주를 「사랑의 묘약」이라고 속여 파는 약장수 「둘카마라」, 「아디나」와 「네모리노」와의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이 「오페라」는 너무도 잘 알려져 『쉬우면서 어렵다』는게 이귀임씨의 말. 특히 「코믹」한 분위기가 청중 위에서 겉돌지 않도록 신경을 써서 연습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업가 백선기씨의 아내로 딸 선희(16) 아들 충현(14)의 엄마인 김복희씨는 「오페라」 마지막날인 15일에 박성원·주염돈·김원경씨와 출연하게된다. 첫날과 둘째 날 김화용 박수길 채용섭씨 등과 출연하는 이귀임씨는 방송국PD 이평재씨와의 사이에 정우(8) 승훈군(5) 두 아들을 둔 가정주부이다. <장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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