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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가시자 내 영의 EC가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4일의 영국노동당 전당대회는 현재의 조건아래서 영국이 EC(구주공동체)에 가입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결의했다.
노동당은 반대이유로서 영국이 가입할 경우 「파·운드」화의 재평가절하, 물가폭등 및 실업사태를 가져온다고 내세웠다.
이 전당대회결의는 지난7윌28일 집행위원회가 가입반대를 결의한 사실을 추인한 셈이다.
그러나 「윌슨」전 노동당 내각이, 실질적으로 가맹 교섭을 시작하고 이「바통」을 이어받은 것이「히드」현 보수당 내각인 점에 비추어 노동당의 반대결의는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 내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당이 가입여부를 묻는 조기총선거실시를 촉구키로 결의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이 영국의 EC가입을 싸고 대립하고 있는 쟁점은 양당이 집권을 했을 때 내놓은 EC가입에 관한 백서를 보면 알 수 있다.
64년11월에 등장한 「월슨」내각은 끈질기게 영국의 가입을 반대하던 「드골」 전 불란서 대통령의 은퇴를 계기로 EC가입교섭을 별이면서 영 국민에게 가입에 따른 이해득실을 알리기 위해 70년2윌 「월슨」백서를 발표했다. 당시의 세론은 찬성19%, 반대60%였고 6월의 총선거를 앞둔 때였기 때문에「월슨」백서는 가입결의나 필요를 명백히 밝히지 않은 정책부재의 백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백서는 가입에 따른 이해를 상살하고 순익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대상을 가능한 한 많이 얻어낼 필요가 있으며 따라서 어떻든 교섭을 해보아야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가입「코스트」를 ①식료품가격은 18∼26% 상승하고 생계비는 4∼5% 오른다. ② 식료품수입은 8천5백만이 감소하고 사료수입은 2억2천5백만t이 증가한다. ③공동체예산지출은 1억5천만 「파운드」 내지 6억7천만 「파운드」 수취는 5천만 「파운드」 내지 1억 「파운드」가 된다. ④공동시장가입의 잇점은 경제의 대규모화 특화도 증대 및 급속한 경제성장의 기회 둥이 주어지나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다. ⑤반면에 「마이너스」영향은 무역수지에 최저1억2천5백만 「파운드」, 최고2억7천5백만 「파운드」의 적자를 가져온다. ⑥결론적으로 가입 「코스트」를 종합하면 국제취지의 「마이너스」는 1억 내지 1억 「파운드」가 된다고 추계 했었다.
이같이「윌슨」백서는 가입이 안될 경우에 대비한 구실을 마련하면서 가입교섭을 벌이는 전략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년7월7일 가입교섭이 타결된 후에 공표 된「히드」백서는 교섭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가입조약을 의회에서 비준할 때를 대비한 때문에 그 성격이 명확하고 낙관적이다.
경제적 영향에 대한 「히드」백서의 내용을 「윌슨」백서와 비교해보면-.
①식료품가격은 5년간의 과도기 중 매년 2.5%가 상승하고 생계비는 연0.5%가 오르나 관세인하에 의해 제품 값이 떨어지므로 생계 비 상승 부분은 상쇄된다. ②식료품수입증가가 무역취지에 미치는 영향은 과도기 제1차 연도에 5백만「파운드」 제5차 연도에 5천만「파운드」와 ③공동체 예산에 대한 순부환액은 5년간 1억, 1억1천5백, 1억4천, 1억7천, 2억「파운드」로서 그 이상은 늘어나지 않는다. ④산업상 효과는「플러스」다. ⑤산업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며 투자와 실질임금을 늘리고 경제성장을 촉진한다는 것 등이다.
「히드」백서는 결론적으로 영국이 가입을 거부하고 점차 좁아지는 기반에서 이익을 옹호할 것인가, 아니면 강력한 구주 건설에 가담하느냐를 선택해야 할 전기에 서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백서에 대해 「윌슨」당수는 가입을 결정지을 국민투표를 거부한 「히드」수상을 공박하고 총선거를 실시하자고 제의, 영국의 EC가입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몰아 가려하고 있다.
하지만 「윌슨」당수의 견해와는 달리 노동당의 전 장상「겡킨즈」나 전 외상「브라운」은 「히드」백서가 가입문제 타결 후에 나왔으므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있을 뿐이지 노동당내각이 준비했던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히고 찬성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당 안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번 노동당총회가 가입반대를 결의한 것은 영국의 EC가입문제가 영국 안에서 정치적 쟁점으로서의 시동을 먼저 겪어야 함을 뜻하며 이달 말께의 「히드」백서에 관한 의회토론이 예상했던 대로 대 토론(Great Debate)이 되리라는 것을 예고해준다. 10년간이나 불란서의 거부로 실현되지 못했던 영국의 EC가입문제는 이제 국내적 진통을 겪어야할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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