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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란 칭호를 쓰지말라|「스웨뎬」작가·영화감독「손타그」양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4년말 「새로운것의 전통」을 주장하여 세계의 지성인들로부터 열렬한 공감을 얻었던 「스웨덴」의 작가며 영화감독인「수잔·손타그」양(38)이 최근「보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 「여성」논쟁등에 대한그나름의 견해를 피력했다.
「손타그」는 얼마전 미국「뉴요크」로 건너가「하버드」「컬럼비아」「사라·로렌스」등 대학에서 강의를 맡는 한편 창작과 영화제작등으로 매우 분주하게 지내고 있다.
그는 특히 최근에들어 영화를『모든 예술형태가운데 가장 생생하고 가장자주적이며 가장중요한것』으로 간주하여첫각본·감독작품인『「카니벌」을위한「듀에」』이후『「칼」형제』를 만들어 71년도 「칸느」영화제에 출품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손타그」는 여성해방운동에 대한 유명한 「심포지엄」에 참석, 「여류」란단어를 수식어로 사용한 미국작가 「노먼·메일러」(『나자와사자』작가)를 호되게 비난하여 화제가 됐었다.
이 문제에 대해 「손타그」는 「여류평론가」「여류작가」「여류시인」따위로 표현하는 것이 여성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 같지만 실상은 모욕적인 수식어라고 꼬집었다. 「손타그」가 「여류」란 수식어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던것은 꽤 오래전부터의 일. 따라서 그의 면전에서 여류작가「손타그」 혹은 여류감독「손타그」로 호칭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64년 그가 「새로운것의 전통」을 주장하고 그후 강단에 서기 시작한 이래 「손타그」는 대학생들로부터 굉장한 공감을 얻었다. 그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대한 대학생들의 불안에 공감을 느끼는가는 질문에 대해 그들의 생각은 옮은 것이라고 대답하면서 젊은이들은 어떤세대에 있어서도 시대와 가장 밀접하게 접근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손타그」는 그자신에게 가장많은 영향을준 작가와 작품은 약20년전에 출판된「시몬·드·보봐르」의 『제2의성』이라고말하고 이책은 여자의 조건에관한 모든 일반서적 가운데 가장 우수한 책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나온 이런 유의 책들가운때 전할수있는 책은 「슐라미드·파이어스튼」의『성의 변증법』과 「제르마인·그리어」의『거세된 여인』등이라고. 「손타그」는 여러편의 사회비평문을 발표하여 좀 이단적이기는 하지만 평론가로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는데 그자신은 그의 글에대해 『비평이 택해야할 방향에 관한 생각은 포함치 않고 있다』고설명한다. 즉 비평은 그의 글의 핵심을 이루지 않는다는것이다.
영화제작에 대해「손타그」는 사람들과 함께 한작품을완성시키는 지고한 재미에대해 이야기하면서 또 완성후의많은 관중을 대하는것은 더없는 즐거움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많은 관중을 모을자신이없어도 영화제작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손타그」는 결정하기나름이라고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우수한 영화작가로 손꼽히는「베르네르·헤르조크」와「장마리·스트라우브」가 갖은 어려운환경속에서 영화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손타그」는5편의 영화제작을 계획하고있는데 가장 빨리만들고싶은 영화는 「시몬·드·보봐르」작 『초대받은자』라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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