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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대받는 미 여성과학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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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의 여류과학자들이 남자동료에 비해 여려가지 뚜렷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밝혀져 여성지위 향상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미국자연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한 9월호 「사이언스」지에는 뉴요크 대학 경영대학원의 행동과학 및 경영학부 교수 아리·르윈과 조교 「린다·듀컨」의 「자연과학계통의 교수 및 연구원 채용 결정에 관한 연구」를 싣고 있는데 이 논문에는 여성과학자들의 채용 문제와 더불어 이미 지위를 확보한 여성 과학자들이 봉급·연구비 보조·승진에 있어서 차별을 받아봤다는 실태가 다음과 같이 분석, 게재되어 있다.
미국대학에는 제도상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곳도 있고 관습적인 편견으로 차별하는 대학도 있다. 「컬럼비아」와 같은 학교는 여학생을 교육하지만 그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기를 꺼리며 채용된 극소수의 여성들은 남자에 비해 훨씬 낮은 지위에 머물러 있고 하버드의 경우 여권운동 단체로부터 여성차별이 심한 곳으로 지적될 만큼 정책적으로 차별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존즈·흡킨즈 대학 여교수단이 말한 대로 『보이지 않는 압력』과 그 밖의 수많은 형태의 여교수 차별이 공공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차별대우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의 하나는 역시 월급의 차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히고 있다.
남녀 교수 봉급의 차별은 모든 분야, 모든 서열과 과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보편화되었으며 이것은 최근 『남녀화학자간의 수입의 차이는 뚜렷하다』는 화학계의 보고에서도 증명되었다.
또 월급과 더불어 큰 차별이 눈에 띄는 것으로 연구비 보조를 들 수 있다.
전국자연과학재단이 지급하는 박사학위 취득자를 위한 연구비 경쟁에는 총 응모자 3백95명 가운데 14명의 여성이 참가했으나 54개의 연구비 지출에서 전원이 제외되었고 이 재단이 64∼68년 대학 연구자에게 지불한 훈련보조를 보면 전 인원의 5∼8%에 달하는 여성과학자가 참가했음에도 불과 0·03%만이 보조를 받았다. 화학계에서도 여성을 수상해서 안 된다는 규정은 없으나(가번·메달같이 여성이 제외된 상은 예외)여성은 고교화학교습이 훌륭했다는 공로로 단 한번 수상의 기회를 가졌었을 뿐이다.
또 다른 불평등한 대우로는 교수나 연구원으로서 채용되고 승진되는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논문의 연구자들은 아마도 이상의 모든 문제의 근원은 미국의 문화적인 영향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편견은 특히 일류대학에서 농후하며 나이 많은 사람보다는 젊은 과장이, 오랫동안 과장직에 있은 사람보다는 최근에 책임을 맡은 사람에게서 두드러졌으며 남부나 중부보다는 서부와 동부대학에서 특히 뚜렷했다. 이런 결론과 함께 두 연구자는 여성과학자들이 잠재능력을 활용하도록 기회를 주면 자연과학 발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사회규범의 점차적인 변화와 더불어 국가기판이 여성채용과 훈련에 따르는 편견을 해소시키도록 고무하고 보조할 것』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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