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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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 「말레이지아」 경기도중 관중들은 우세한 한국의 「플레이」에 감탄의 응원으로 시종했으나 정작 승부에서 무릎을 꿇자 「스탠드」는 격분의 탄성으로 바뀌었다.
성난 관중들은 『한국축구는 이제 끝장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기가 끝난 직후 관중들은 너무나 어이없어 자리를 뜨려하지 않았고 흥분한 일부 「팬」들은 『현 집행부는 즉시 해체성명을 내라』며 통탄했다.
이날 축구협회는 조직적이며 인상적인 응원을 펴기 위해 태극기 3만여개를 마련, 「스탠드」에 돌렸는데 본부의 마이크를 통해 『서울의 찬가』등 유행가를 틀어 인위적인 응원을 벌인 것은 주최국의 체면을 손상시키는게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들렸다.
이날 「로열·박스」에는 공화당의 김성곤 길전식 이병희 의원과 신민당의 김영삼 김수한 의원 등 4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 관전했다. 이날 장 축구협회장은 1「골」을 뺏긴 후부터 시종 시계만을 돌아보며 초조한 표정, 끝내 어이없이 패하자 다른 의원들의 위로인사를 받으며 실소만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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