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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레너드·로즈 첼리스트|전봉초<서울대 음대교수·첼리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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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금세기 최대 지고의 예술가로 존경을 일신에 받고 있는 「파블로·카잘스」옹의 전성시대에 그를 중심으로 하여 모였던 「피아노」의 「코르토」, 「바이얼린」의 「티보」, 이 세 명인이 결성한 세칭 「카잘스·트리오」의 대표적 명 연주인 「베토벤」의 3중주곡 제7번(일명 『태공 트리오』)을 레코드를 통해 듣고 감격하여 밤잠을 못 이루던 30년대….그 세 명인 중 「티보」와 「콜토」는 불귀의 객이 된지도 벌써 오래되어 이제는 신화 속에 파묻히게 되었다.
이 「바통」을 이어받은 감이 있는 『백만「달러」트리오」』로 불리는 「피아노」의 「루빈슈타인」, 「바이얼린」의 「하이페츠」, 첼로의 「피아티골스키」의 세 명인이 연주한 『태공 트리오』와 「라벨」의 3중주곡 A단조의 명연은 탁월한 음악성과 절묘한 기교가 혼연일체가 된 연주로서 아직도 심금을 세차게 울려 주고 있다.
그러나 들려 오는 소식으로는 일세를 풍미하던 이들의 기교도 많이 시들해져 지난날의 화려하고 절묘했던 연주는 찾을 길이 없다고 하니 이들의 시대도 이젠 가버린 셈이다.
이 세기의 두 3중주단의 구성「멤버」를 보면 「카잘스·트리오」는 프랑스 음악가가 주축이 되고 『백만「달러·트리오」』는 백계 「러시아」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대를 이어받을 「트리오」의 판도는 음악의 세계를 3분한 감이 있다.
즉 주로 유럽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체코의 「스크·트리오」(「바이얼린」의 「스크」, 피아노의 「파넨카」, 첼로의 「후프」)와 이보다 조직 연도는 짧으나 인기는 현재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동의 「리히터」(피아노) 「오이스트라흐」(바이얼린) 「로스트로포비치」(첼로) 「트리오」와 서의 「이스토민」(피아노) 「스턴」(바이얼린) 「로즈」(첼로) 「트리오」가 그것이다.
하나는 소련 출생으로 구성되었으며 또 하나는 미국 출신만으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이번 내한하는 「이스토민-스턴-로즈」「트리오」는 미국이 가장 아끼고 자랑하는 세계적인 「트리오」이다.
「첼로」의 「로즈」는 1918년7월27일 「워싱턴」주의 「컬럼비아」태생이다.
우리 나이로 53세이니 예술가로서는 원숙기에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첼리스트」이다.
그는 처음 마이애미 음악원에서 첼로를 배우다 34년 그가 16세 되던 해에 커티스 음악원의 장학금을 얻어 그곳에서 「펠릭스·자르몬드」에 사사하였다. 38년에 동 음악원을 졸업하고 「토스카니니」가 지휘하는 NBC교향악단의 「첼로」주자로 입단하였다. 그 다음해에는 「클리블랜드」교향악단으로 옮겼다가 43년에는 「뉴요크·필하모닉」의 수석 주자로 활약했다.
51년에 그는 14년간의 교향악단 생활을 청산하고 독주자로서 전념하는 한편 음악의 명문인 「줄리어드」음악학교와 「커티스」음악원의 「첼로」과 주임 교수로서 많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그의 디스크로는 「베토벤」 「브루흐」 「셍상」 「프랑크」 「그리그」 「슈만」 등의 「소나타」와 협주곡을 들을 수 있다. 그의 연주는 아주 섬세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또 한면으로는 위풍당당한 풍모를 엿보이게 하는 정확하고도 완벽한 기교를 구사하고 있다. 「뉴요크·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였던 「미트로풀로스」가 현대 최고의 「첼리스트」라고 절찬한 것도 입에 발린 찬사가 결코 아님을 이번 내한 연주회에서 입증해 줄 것으로 믿고 큰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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