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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폭로공방전 비총선-자유당유세대회장 폭파사건의 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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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마닐라 AP동화=본사독점】필리핀의 야당인 자유당의 상원의원 후보 8명을 부상시킨 2발의 수류탄으로 인한 필리핀 정계의 진통은 2주일 후까지 계속되고 있으나, 이젠 여당인 국민당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마닐라 도심지의 미란다 광장에서 열린 자유당의 유세대회장에서 수류탄이 던져진지 몇 시간 후에 국민당의 페르디난드·E·마르코스 대통령은, 정부 전복을 음모하고 있는 공산주의반도에 대처한다는 구실로 인신보호법상의 권리를 정지했다. 필리핀 경찰은 수류탄투척사건과 반정부의 음모의 배후자로 마르크스주의자 백여 명을 검거했다. 이 협의자들 속에는 9명의 청중을 죽게 하고 대부분이 자유당간부들인 96명의 사람을 보강케한 수류탄 공급혐의자 3명도 포함되어있다.
그러나 미란다 광장사건 범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모든 방도를 강구하겠다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언명에도 불구하고 수류탄 투척자들은 아직 체포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자유당원들은 물론이고 마르코스 자신의 국민당당원들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까지 범인이 아직 체포되지 않는 이유를 따지고 있다.
마닐라의 어느 신문은 일면의 한 고정난에 『미란다 광장 독파사건이 일어 난지 12일이 되지만 범인은 아직 오리무중』이란 제목을 붙이고 있다.
폭발물 사건 전까지는 오는11월 선거에서 야당인 자유당의 승산가망은 희박했다. 선거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난69년 필리핀 당정사상 최초로 마르코스 대통령을 재선케한 그의 정치조직을 이용, 국민당은 이번에 개정될 상환8석 중 6석은 차지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어왔다.
그러나 이제 정계 업저반들은 많은 유권자들이 순전히 동타 때문에 자유당에 기울어지고 있음을 지적 하고있다.
또 정치폭력에 진저리가 난 유권자들이 미란다 광장폭파사건에도 국민당이 개입했다고 생각하고, 국민당으로부터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정치 업저버들은 보고 있다. 그리고 마르코스의 인신보호법정지조치에 반감을 품고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자유당은 이러한 동정표를 노리고 온힘을 쏟고있는데, 이같은 동정표는 다분히 감정적인 필리핀 국민사이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다.
자유당당수 제라르도·로하스 상원의원은 미란다 광양폭파사건으로 인한 부상으로 병원병상에 누운 채 텔리비젼 방송을 통해, 자유당후보가 제거됨으로써 이득을 보는 것은 국민당뿐이라고 국민들에게 호소를 했다. 그는 한 상원의원과 자기의 부인을 포함한 부상당한 여인들에 관해 언급, 그들은 마르코스 행정부에 관해 모종 폭로를 계획했기 때문에 폭발물 세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부상한 상원 및 하원의원들은 모두 인신보호법정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에바·칼라우 상원의원 같은 이는 비록 공산분자들에 의해 자유당후보들이 역살 당한다할지라도 마르코스 대통령의 민권제약조치는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대법원의 결정이 나기까지는 20명 가량의 구금자에 대한 기소를 제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구금자중 7명의 피의자에 대한 변호인들은 필리핀에서의 공산주의자들의 도량은 시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속영장 없이 인신을 구금해야만 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언젠가 TV연설에서 결정한 극비라는 도장이 찍힌 문서를 제시했다. 그는 이것이 공산당의 음모내용이 담긴 문서라고 말하면서, 여기엔 야당인 자유당의 신진거물 베니그노·아키노 상원의원의 관련이 암시돼 있다고 말했다.
마르코스는 이어아키노가 반도들에게 무기와 자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에도 이 반도들이 외부세력의 선동과 지원을 받고있다고 말 한적이 있다.
이에 대해 아키노는 마르코스 발표가 허위라고 공박하고 대통령은 자신의 막강한 경찰력을 이용, 야당억압에 골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약관 39세의 이키노는 장래의 대통령 후보 감으로 지목되어 왔으며 마르크스 대통령과는 숙적의 관계에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그를 『선천적인 거짓말 장이』라고 욕하자 라키노는 의회에서 여러 번 마르코스의 감언이설과 정실주의 등 부패실례를 폭로하곤 했다.
이리하여 마르코스·아키노 관계의 폭발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돼왔다.
마르코스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법적 소추를 면제받지만 아키노는 그렇지가 못하다. 때문에 마르코스의 폭로전술은 아키노를 침묵케하는데에 효험을 발휘할지도 모른다고 관측자들은 말한다.
현재 필리핀 정국은 마르코스 대통령으로 하여금 비상대권발동을 생각토록한 이번 폭탄투척사감의 진범이 누구냐하는 본질적인 문제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진상이 과연 밝혀질 것인지 의심되는 가운데 구구한 추측들이 나돌고있다.
정부부국은 이번 사건이 마닐라 시에 불지르고 정치지도자들의 살해·납치를 획책하고 있는 공산폭도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자유당은 평온과 질서를 유지해야할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간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자유당당수 로하스는 마르코스가 여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설사 대통령은 모르고 있었더라도 그의 충성분자의 소행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자유당의 실력자 아키노가 자당내의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해 수류탄 투척을 교사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또 후보 지명전에 출마할것을 선언한 두 사람의 입후보자와 원한관계가 있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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