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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8·15경축사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제 우리는 지난날의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만큼 국력을 배양하였고, 우리의 힘은 앞으로 더욱 더 신장될 수 있다는 자신과 긍지를 갖게 되었읍니다.
자주·자립·자위의 민족주체성을 다시 찾아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민족의 앞길을 우리 힘으로 뚫고 나아갈 수 있는 슬기와 용기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만약에 열강들이 지난날과 같이 우리의 운명을 또 다른 흥정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면 우리는 이를 단호히 배격할 것입니다.
또한 북괴가 무모하게도 또 다시 6·25와 같은 남침을 감행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즉각 또한 철저히 분쇄할 것입니다.
최근 우리주변에는 긴장완화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기운이 조국의 평화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전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다짐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한반도의 장래에 관한 문제는 열강이나 국제조류가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체적인 노력과 자주적인 결단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민족의 주체성을 견지하고 변전하는 세계조류에 능동적이고도 신축성 있게 대처해나가면서 평화적인 국토통일의 길을 넓히고 다져나가야 하겠읍니다..
우리는 우라를 해치지 않는 자에 대해서는 언제나 이들을 우리의 친구로 맞아들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해치려는 자에 대해서는 그 누구와도 감연히 대결하여 끝까지 싸울 의연한 자세를 지킬 것입니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정치체제나 이념에 구애됨이 없이 우리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우리에게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나라들과는 가능한 모든 분야에 있어서 상호유대와 협력관계를 촉진할 것입니다.
우리의 이러한 자세는 조국의 평화통일 뿐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의 공영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길이라고 확언하는 바입니다.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평화를 갈구하고 있고 모든 문제를 무력이 아닌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새 물결이 국제사회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오늘 이 마당에, 만고에 북괴가 오늘이라도 대오 각성하여 종전의 호전적 정책과 교조주의적 작풍을 깨끗이 버리고 이 국제적인 새 물결 속에 흔연히 뛰어들어올 수만 있다면, 이는 세계평화를 구축하는 일대전기가 될 것은 물론이요,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일대 서광이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오늘 다시 이 자리를 빌어 북괴에 대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우리의 평화통일 제의를 하루속히 수락하고 무력과 폭력을 포기할 것을 거듭 촉구하면서 평화통일만이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의 길임을 다시 한번 중외에 천명하는 바입니다.
나는 그들이 진정으로 무력과 폭력을 포기하고 진지한 새 자세로 나온다면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의 광장은 언제든지 마련될 수 있을 것임을 확언해 둡니다.
특히 이번에 우리 대한적십자사가 제의한 「인도적 남북회담」은 1천만 흩어진 가족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5천만동포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주는 「복음의 제의」로서 나는 이를 여러분과 함께 환영하며 그 성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수천년 동안 지켜온 단일민족으로서의 영광된 역사는 결코 인위적으로 단절될 수는 없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인도적인 문제는 정치문제에 앞서서라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나는 우리 대한적십자사의 제의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온갖 협조와 지원을 다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민족의 총화와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체세력」의 굳은 형성이 요청되고 있읍니다.
4반세기 동안 붉은 공산주의 사회 속에 젖은 조국의 반부를 다시 되찾아 조국의 통일을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유민주주의사회에 살고있는「우리의 총화」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적게는 한 직장·단체·지역의 단결에서, 크게는 그 입장을 달리하는 상호간의 이해와 결속, 그리하여 지금까지의 차원에서 한층 더 높은 차원의 총화가 바로 우리가 선행시켜야할 조국통일준비 작업임을 거듭 강조해두는 바입니다.
한편 지금 우리는 국제사회의 커다란 변환기에 처해 있습니다. 급격한 변화에 부닥치면 약한 자는 이것을 두려워하고, 굳센 자는 이것을, 지혜롭게 포착하여 새로운 발전의 발판으로 삼는 법입니다.
이제 우리는 변천하는 국제정세에 성급한 낙관을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지나친 비관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직 자주·자립·자위의 민족주체성을 더욱 굳게 가다듬어 강인한 민족으로서의 용기와 예지를 발휘하여 오늘의 현실을 중흥과 약진의 계기로 만들어 나아가야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세대에 민족의 지상과제인 국토통일을 평화적으로 완수하여 위대한 통일조국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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