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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신청 밀려 한사람 15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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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정부질문이 주가 된 이번 회기의 의원발언엔 뒷 얘기가 많다.
신민당의 경우『질문도 못한 채 선거구엔 내려갈 수 없다』(최형우 의원 말)는 등 지역구출신 초선의원들이 모두 한마디씩 하려해서 회기 마지막 날엔 발언신청자가 무려 30명이나 되어 이를10명으로 줄이느라 총무단과 의원들이 다투기까지 했다.
그러나 공화당에선 강병규 의원이 13일 안보문제에 관해 자문자답 식으로 40여분간 강의조의 발언으로 김을 뺐고 신민당에선 당 정책으로 다룬 뒤에나 나와야 할 「판문점정치회담용의」 「북괴호칭의 재검토」 「북괴영화상영금지해제」 「이북5도청의 폐지」 등 문제를 오세응 의원이 들고 나와 신민당간부들이 당황.
또 경제문제는 미루기로 했는데도 하곡가 문제를 질의한 김현기 의원은 발언 후 김재광 총무에게 찾아와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이래서 뒤늦게 14일 여야 총무단은 발언시간을 자율적으로 「1의원15분」으로 제한하고 발언내용도 미리 「체크」하기로 했다.
남북 적십자회담을 북괴가 수락했다는 「뉴스」가 14일 낮 국회 본회의에 전해지자 의원들은 대정부질문에 흥미를 잃었다.
신동식 공화당대변인은 바로 국무위원석으로 김종필 총리를 찾아가 정부쪽의 반응을 묻자 김총리는 김용식 외무장관을 불러 내용을 물었다.
신 대변인은 『사안이 중대하다』는 이유로 논평을 미루고, 백두진 의장은 미리 준비했던 8·15기념사를 다시 손질.
신민당의 김영삼 의원은 『정부가 장소핑계로 거부를 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서로 만나는 절차문제는 더욱 신중히 검토하고 뒤따를 국내적 태세도 시급하다』고 했으며 윤재명 의원(공화)은 『예상보다 북괴의 반응이 빨랐다』면서 『정부의 치밀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소속의원들은 귀경을 앞둔 14일의 의원총회에 부푼 기대를 걸었으나 백남억 당의장으로부터 『귀향비를 주지 못하게 되어 가슴 쓰리다』는 말을 듣고 실망한 표정들.
20일간의 삼복국회 끝에 뒤늦게 여름방학을 맞은 의원들은 당으로부터 2주일간 의무적으로 귀향하고 정기국회에 대비해서 공부하라는 지시를 받고 『오리발(활동비) 한푼 없이 방학숙제만 한아름 안았다』고 불평했다.
의총이 끝난 뒤 몇몇 지역구 출신의원들은 당 간부들 방을 찾아가 「특별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김유탁 의원은 『웃사람들은 신풍하자 하고 선거구민은 구풍에 걸려있어 그 중간에서 국회의원은 중풍에 걸릴 지경』이라고.
한편 모윤숙·김현숙·편정희 의원 등 공화당의 세 여성의원들은 정기국회 때까지 지방을 돌면서 여성계몽활동을 벌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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