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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전면전…월 대통령선거|사이공 신상갑 특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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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쟁과 종전의 분수령에선 월남의 10·3 대통령선거가 세 물망자들이 모두 출마를 정식 선언하고 「러닝·메이트」까지 확정발표 함으로써 이제 본격화했다. 9명의 간사로 구성된 월남 대법원은 「티우」월남 대통령이 공포한 새 대통령 선거법에 13일 합헌 판결을 내려 이 법을 둘러싼 여야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입후보 등록이 8월4일 마감되면 2개월 동안의 선거 운동기에 들어가게 된다.
위헌논쟁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신 반 「티우」의 선봉장인 현직 부통령 「키」는 제2 「라운드」의 도전장을 「티우」에게 보내 설욕을 시도했다.
「키」부통령은 대법원판결 다음날 「티우」앞으로 공개장을 띄워 『부정선거를 획책, 망국의 죄과를 범하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공박했다.
그런데 현재까지로 보아서는 「키」부통령은 대통령후보자격을 얻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지지를 획득할 수 있을지 의문시하는 관측도 있다.
"부정 있으면 사퇴" 위협
「빅·민」이란 애칭을 가진 「두옹·반·민」장군도 「키」의 반 「티우」공격에 동조했다.
63년11월 「고·디·디엠」정권을 무너뜨린 「민」장군은 『만일 「티우」가 부정선거로 당선되는 날엔 「쿠데타」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 「키」와 동조했다.
「민」장군(퇴역)은 미국의 「티우」지지를 비난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도미니카」공화국에서와 67년 월남의 부정선거를 방조한 「부정선거전문가」인 「벙커」주월미국대사를 교체하라고 미국정부에까지 화살을 겨누었다.
그는 또 「티우」대통령이 미국이 만들어준 「라디오」·「텔리비젼」방송국과 「헬리콥터」그리고 미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월남혁명개발요원과 다른 정부요원을 자기선거운동에 동원하고 있는 사실에도 격렬한 비난을 가했다.
그는 이어 언론자유와 공명선거가 보장되지 않으면 선거전야인 10월2일에 입후보를 사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주장의 의도는 「티우」의 사실장의 단일입후보와 같은 사태를 꺼리는 미국에 압력을 가해 「티우」정부로 하여금 공명선거를 보장케 하려는데 있는 것 같다.
40명의 국회의원이나 1백명의 지방의회의원의 서명이란 입후보 요건에도 불구하고 「티우」가 1백명의 국회의원과 4백명의 지방의원의 서명을 받은 것은, 「민」「키」와 같은 경쟁자의 입후보를 막고, 2개내지 3개의 친 「티우」「티키트」를 만들어 외형상 민주선거를 치른 것으로 위장하려는 저의인 것으로 보는 측도 있다.

<사이공 미대사관 난처>
미국은 「티우」의 단일입후보를 반대, 「티우」로 하여금 야당지 압수중지, 급진학생집회 허용과 같은 완화책을 쓰도록 종용하고 있다.
반 「티우」단체인 「부정선거방지 국민운동」이란 조직은 얼마 전 『공명선거를 위해 「티우」에게 입후보포기』를 요구, 「빅·민」에 동조했다.
「티우」와 「키」의 선거운동에 다같이 「마이너스」작용을 한 것은 최근의 미국 NBC방송 「사이공」특파원 「필·브라디」기자의 보도.
「브라디」기자는 「티우」「키」가 불법마약거래 자금으로 선거운동을 하고있다고 보도했으나 두 사람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부인일관. 이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은 것은 「민」측. 「사이공」미국대사관은 난처해진 나머지 「브라디」기자의 보도는 입증자료가 없다고 이를 부인하고 「티우」대통령을 두둔했다..

<일부선 티우의 포기설>
「티우」는 24일 전 수상이며 현 상원의원인 「트란·반·후옹」씨를 「러닝·메이트」로 발표했다.
「후옹」의원은 「메콩」삼각주 출신의 불교도로서 그의 개인적 인품으로 인해 폭넓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있어 중부해안지방 출신의 「가톨릭」교도인 「티우」에게 상당한 균형이 될 것이다.
「닉슨」의 중공방문 결정으로 정세가 큰 변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티우」의 포기설이 일부에서 나돌기는 하나 실현성이 희박할듯하다.
「키신저」는 세 사람 중 누가 월남대통령으로 당선돼도 미국의 권익옹호의 면에선 동일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가 급변하면 공산측과의 협상에 가장 무난한 「민」을 밀기로 미국이 방향 전환을 할지도 모르나 현재로 봐서는 아직 그런 기미는 노출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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