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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검소하고 알찬 바캉스|김창열(서울 YMCA 성인부 간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장마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벌써 「바캉스」철에 접어들고 있다. 각 신문과 잡지에서는 피서지와 각종 캠프에 대한 안내가 매일같이 실리고 있다. 지리한 일과 더위, 먼지와 소음에 시달린 도시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이런 것들로부터의 탈출이다.
이들은 바캉스 중에 활기를 얻어야 하기에 환경의 변화를 갖는 여행이나 피서를 계획하게 된다. 한편 배움 길에 있는 학생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이 바캉스가 즐겁고 유익한 공동생활을 통해 심신을 단련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캠프를 통해 책임성 있는 민주적 훈련을 쌓고 새 취미와 삶의 지혜도 익히고 인생에 대한 새로운 의미도 발견하게된다.
그러나 휴가를 얻고 방학이 되어도 선뜻 갈만한 데가 별로 없다.
시내에 시설이 좋다는 수영장은 너무 사람이 많기 마련이며 가까운 강에는 득실거리는 대장균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며 멀리 맑은 산천을 찾기에는 너무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요사이 산골짜기나 강가는 콜라 병, 맥주 병 깨진 것, 음식 찌꺼기, 오물, 녹슨 깡통 등으로 몹시 더럽혀져 있다.
인구의 증가가 공해문제를 악화시킨 것처럼 늘어난 몰지각한 바캉스 족들이 우리 나라강산을 오염시켰다고 할 수 있다.
금년은 또 엄마나 많은 산천이 오염 될 것인가. 여름 바캉스는 도시인들이 대자연속으로 탈출하는 기간이다.
또 캠프를 통해 편리한 문명을 떠나 원시생활을 맛보는 기회이다.
에어컨 된 방에서 선풍기나 들리고 앉아 있는 것은 더위를 느끼지 않을지는 모르겠으나 모처럼 가질 수 있는 모험의 기회를 잃는 것이 된다. 무전여행은 새로운 많은 친구를 얻게 해준다. 여름 바캉스를 소극적으로 피서의 기회로만 삼지 말고 자연과 인생을 재음미하고 인간적인 것을 다시 찾는 변화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검소하고 알찬 바캉스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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